부모에는 경력직이 없죠.
나의 학창 시절을 책임졌던 래퍼들은 이제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부모에는 경력직이 없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언더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던 그들 앞에 자랑스러운 아버지와 가정의 평화를 지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습니다. 강남으로 출근하는 빨간 버스를 타고 몸을 누이며 <지옥의 아침은 천사가 깨운다>를 듣던 봄날, 켄드릭 라마의 <Section.80>가 어쩐지 떠오르면서도 훗날 나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이야기에 머릿속이 창밖의 아지랑이처럼 어지러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