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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Jun 22. 2021

태민 <ADVICE>, 파괴하다.

태민은 반항한다.



⭐️6
태민은 반항한다.
  

태민은 반항한다. 비장하게 외로운 피아노를 두드리는 검은손으로부터 이끌어내는 ‘Advice’는 불온한 곡이다. ‘네 멋대로 분해 해대 날’이라 조소를 날리다가 ‘날 가둘수록 보란 듯 엇나가 잘 봐 / 끝을 보길 원한다면 자극해 봐’라며 도발을 일삼는다. 짙은 자의식 위 오직 그만이 소화할 수 있는 패션과 퍼포먼스, 우아하다 못해 숭고미를 자아내는 몸짓이 하나의 거대한 ‘충고’를 완성한다. 그 내용은 이렇다. 주도권의 완전 확립, 상상을 뛰어넘는 야망,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입대로 인한 활동 중지 시기 동안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마침표.


솔로 커리어의 출발 <Ace>를 제외하면 그에게 전형적인 지점은 거의 없었다. 사실 최강창민이 코러스에 참여한 SM 알앤비 트랙 'ACE'의 가사부터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아직 여자를 잘 모를 거 같다고 / 난 사랑에 서툰 어린 왕자님 같다고’…. ‘그 모습 그대로 믿는 건 Fool’. 그 이후 태민은 꾸준히 파괴의 미학을 손수 실천했다. 젠더의 벽을 허물어 하나의 앤섬이 된 ‘MOVE’, 더 원하고 타오르고 싶다는 욕망의 분출 ‘Want’, 다시는 춤추지 않겠다는 <Never Gonna Dance Again>까지. 케이팝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보이그룹 중 하나로 손꼽히는 샤이니의 멤버, 일정 궤도에 오른 아티스트에게 최고의 디렉팅을 선사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지지 아래 태민은 꾸준히 금기를 넘고 도전을 즐겼다. 그 발걸음 하나하나가 너무도 우아하고 섬세했음은 물론이다.
   

TAEMIN 태민 'Advice' MV


‘욕망’은 태민의 음악을 논함에 있어 가장 우선되는 개념이다. 태민은 극한의 산업화 및 제도화를 거친 케이팝 시장에서 ‘더 나은 무언가’를 고민하는 주체적인 퍼포머이자 아티스트다. ‘아이돌도 아티스트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지금 그렇지 않은 아티스트가 어디 있느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창작가는 단순하게 작곡 작사 프로듀싱에 참여하고 노력하는 면모를 보이는 기술적인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태민은 표현하고자 하고 바꾸고자 하며 솔직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직접 자신의 대표곡을 고른 ‘Move’의 일화가 대표적이다. <Never Gonna Dance Again>의 ‘IDEA’처럼 거창하기도 하며 ‘2 Kids’의 연약하고 쓸쓸한 감정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보통이라면 섹슈얼한 ‘Move’와 ‘Want’ 정도에 머무르며 ‘케이팝 대표 섹시 솔로 디바’ 정도 호칭에 만족한다. 태민은 그 이상을 원한다.


시각적 충격을 제외하고 음악만 놓고 보면 <Advice>가 전작들만큼 인상적인 앨범은 아니다. 대부분 <Never Gonna Dance Again> 시리즈의 연장선에 놓인 곡들이 모여 있고, 이는 앨범을 마무리하는 ‘SAD KIDS’가 ‘2 KIDS'의 나약한 인간미를 증폭한다는 데서 더욱 부각되는 지점이다. 공격적인 태도로 팔세토 가창과 중성적인 랩을 교차하는 ‘Advice’ 역시 마니악한 정서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기에 태민의 ‘충고’는 섬찟하게 느껴진다. ‘이 정도로 만족하지 마. 더 참신하게 상상력 좀 발휘해봐….’. 뮤직비디오 속 좁은 방과 같은 군생활 동안 그는 끊임없이 부수고, 뒤집고, 파괴할 것이다. ‘갈망하는’ 것을 위해 ‘움직이고’, ‘이데아’로 삼는 순수한 토르소의 미학을 찾아내기 위해.
 





해당 리뷰는
음악 뉴스레터 제너레이트의
[제너'sRATE] 2021년 6월 2주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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