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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Dec 13. 2021

[인터뷰] 호주의 신성 윌 하이드(Will Hyde)

<nothing ever changes.>를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의 고백



최근 한국에서 인기있는 팝송을 이야기하면서 꼭 언급하게 되는 국가가 있다. 바로 오스트레일리아다. 올해 국내 음원 스트리밍 차트 정상을 차지했던 '스테이(Stay)'를 부른 2003년 생 신성 더 키드 라로이부터 '댄스 몽키(Dance Monkey)'를 부른 톤즈 앤 아이를 필두로 트로이 시반, 루엘, 시아 등 숱한 '한국인의 팝송' 후보들이 호주 출신 가수들이다. 그리고 최근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들과 팝송을 전문으로 소개하는 채널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다. 호주 시드니 출신의 21살 싱어송라이터 윌 하이드(Will Hyde)다. 

윌 하이드에 대한 한국 음악 팬들의 관심은 기대 이상이다. 데뷔 EP <위드 유 인 마인드(with u in mind.)>를 발표한 신인임에도 아티스트 본인의 공식 뮤직비디오보다 그의 음악을 소개하는 한국 크리에이터의 가사 해석 콘텐츠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한국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다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케이팝 아이돌 스트레이 키즈의 멤버 방찬이 윌 하이드의 음악을 소개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12월 10일 두번째 EP <나띵 에버 체인지스(nothing ever changes.)>를 발표한 윌 하이드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대답에서 묻어나는 활기차고 긍정적인 메시지에 언젠가는 꼭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한국 팬들에게 자신을 소개해달라. 
안녕하세요 한국 팬 여러분! 윌입니다. 올해 22살이고요, 호주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정신 건강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최근 한국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가 있었다. 스트레이 키즈의 멤버 방찬이 당신의 노래 ‘미스핏(misfit)’을 소개했다. 이에 당신은 방찬의 곡 소개 영상을 리액션 비디오로 찍어 유튜브, 틱톡에 올렸고 큰 화제를 모았다. 
스테이(스트레이 키즈 팬) 여러분께 너무나 감사해요. 덕분에 모든 플랫폼에서 바이럴이 일어났거든요. 첫 돌풍은 트위터였어요. 자고 일어났더니 제 콘텐츠가 4천여 개의 ‘좋아요’는 물론, 수많은 리트윗을 받았더라고요. 막 일어난 직후라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갔어요(웃음). 정신을 차리고 바로 제 매니저에게 전화로 이 소식을 전했어요. 통화해보니 트위터 말고도 여러 플랫폼에서 큰 반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방찬과 스트레이 키즈 팬덤이 얼마나 두터운지 알게 된 순간이였어요.  제 음악에 관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Reacting to Bang Chan of Stray Kids sharing my song "misfit." (this is crazy!)


이에 당신은 스트레이 키즈의 'Slump'를 커버하며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 스트레이 키즈의 노래 중 이 노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그리고 부를 때 어떤 감정을 담아 부르고자 했나?
스트레이 키즈 그리고 스테이 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은지라 화답하고 싶었어요. 트위터에 어떤 곡을 부를지 올렸더니 순식간에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더라고요(웃음). 수많은 곡 중에 ‘슬럼프(Slump)’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자유로우면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담겨있더군요. 저 역시도 커버곡에 자유로운 정신과 희망을 담으려 했어요. 여러분 모두에게 희망찬 날이 있기를.

윌 하이드는 유튜브와 틱특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단순히 음악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 내면의 고통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지향한다. 

팬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유를 묻자 윌 하이드는 "팬덤에 앞서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팬 그 이상으로 제 노래에 관심을 기울여주시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서로 음악도 듣고 정신 건강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긍정적인 첫인상과 달리 윌 하이드의 음악은 우울한 정서, 인간 관계에서 불안하고 상처받은 모습을 주로 담고 있다. 새 EP <나띵 에버 체인지스(Nothing Ever Changes)>역시 절망과 음울 가운데 극복의 의지가 들어온다. 
'받아들이는 자세’를 주 테마로 잡았어요.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거죠. 지금 현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도 자연스러운 거지, 자책하지 말아요. 넘어지더라도 훌훌 다시 털고 일어나면 되는 거죠! 언제나 내일이라는 새로운 날이 있기 때문에 ‘본질 그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 사랑받을만한 존재입니다.

따뜻한 주제 의식이다. 더불어 또 하나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더라. 팬들의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로 전달받아 VHS 푸티지 필름으로 제작하는 캠페인을 병행했다. 
제가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게 일종의 ‘세계’를 구축하는 거예요. 그렇기에 제 팬 모두가 서로 즐길 수 있는 영역을 시각적 요소로 형상화했어요. 각 노래는 각각의 챕터이자 방과도 같아요. EP는 이를 아우르는 집이라고 보시면 돼요. 각각의 비디오는 이 공간에서 평화를 찾기 위한 여정을 담았어요. 더불어, 각 비디오 챕터는 EP 공개일인 12월 10일 한 편의 필름으로 합쳐 공개했습니다.    


will hyde - nothing ever changes. (the full original film)


이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SNS로 저희의 약한 모습을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저는 SNS가 우리의 감정을 공유하고 함께 헤쳐나가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이번 캠페인의 콘셉트가 나왔습니다.

윌 하이드는 2010년 10월 첫 EP <위드 유 인 마인드(with u in mind.)>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솔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를 주로 다뤘던 데뷔작과 달리, 이번 두번째 EP의 주제는 '자아 성찰'이다. 윌 하이드는 "내면을 들여다보며 평화와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을 노래로 엮었다"라 앨범을 소개했다. 
 

두 번째 EP에 수록된 노래들을 곡 별로 소개해달라. 
첫 곡은 ‘나띵 에버 체인지스(nothing ever changes (between us))’입니다. 인트로 곡이자 느린 발라드죠. 이어서 ‘보이(boy.)’가 나오는데요, 성장과 어린 시절 모습과 달라진 현 모습을 다뤘죠. ‘아워 네이버스(our neighbours.)’는 세 번째 곡이에요. 사람과 관계 단절의 상황을 가정한 노래죠. 네 번째 곡 ‘퍽드 업(fukced up.)’은 평정심을 찾으려는 노력을 담았고요, 이후에 나오는 ‘옵세스드(obsessed.)’, ‘애딕티드(addicted.)’ 그리고 ‘웬 유 니드 미(when u need me.)’는 왜 저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을까를  자문하는 이야기입니다.

윌 하이드의 음악은 혼란스러운 가사와 달리 멜로디, 무드는 발랄한 점이 독특하다. 라이브, 리액션 비디오 등에서 드러나는 모습도 밝다. 자연스러운 감정의 표현인가.  
그리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맞아요, 제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현이에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거든요. 앞으로도 계속 그랬으면 좋겠어요.


앨범에서 가장 아끼는 곡은? 개인적으로는 간결한 '퍽드 업'이 마음에 들었다.
음… 매번 바뀌는 거 같아요. 지금은 그래도 ‘웬 유 니드 미’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남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감정을 다룬 곡이거든요. 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 도움을 준 노래예요. 처음에는 저 자신만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매니저도 깊이 공감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놀라웠죠. 다른 분들께도 이 감정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will hyde - "fukced up." (official music video)


윌 하이드는 14살 때 학교 친구와 함께 일렉트로니카 듀오 시드(SŸDE)로 음악 경력을 시작했다. 윌은 시드 활동기를 "행복한 시절"이라 회고한다. 지난해에는 호주 인디 뮤지션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트리플 제이 언어스드 (triple j Unearthed) 프로젝트에 참여해 6,500만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신의 음악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 
좋은 질문이네요! 음… 모두 정신 건강에 관해 이야기하는 아티스트예요. 첼시 커틀러(Chelsea Cutler), 제레미 주커(Jeremy Zucker) 그리고 같은 호주 출신의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 요. 샤샤 슬론(Sasha Sloan)도 좋아하고요.

호주 인디 신에 대해 소개해달라. 트리플 제이 언어스드 프로젝트로 솔로 커리어를 쌓았는데, 호주에서는 싱어송라이터들이 어떻게 처음 음악을 만들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이름을 알리는지 과정이 궁금하다.  
호주 음악 산업은 좀 독특한 편이에요. 우선 말씀해주신 트리플 제이 언어스드가 있죠. 호주 뮤지션을 위한 유일한 등용문이에요. 물론, 그 밖에 몇몇 창구가 있기는 한데 트리플 제이 언어스드만 한 곳이 없죠.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호주의 주요 라디오 방송국이나 레이블은 자국 뮤지션을 크게 다루지 않아요. 그렇기에 트리플 제이 언어스드에 매달리는 거죠. 저는 운 좋게도 이를 통해서 미국의 레이블과 계약을 할 수 있었지만, 많은 사람에겐 쉽지 않은 여정이에요.
 


앞으로 윌 하이드가 하고 싶은 음악은? 또한 자신의 음악으로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금처럼 감성과 에너지가 조화된 팝을 할 거 같아요. 관련해서 컬래버레이션도 꽤 잡혀있고요. 그 이후부터는 조금 더 어두운 분위기를 넣으려 합니다. 무언가 일관된 저만의 사운드를 수립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2022년이 기대됩니다!

끝으로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미스핏 에인절스 여러분! 사랑합니다. 꼭 빠른 시일 내에 보고 싶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친애하는 윌 하이드. 


will hyde - when u need me. (official music video)


자료 출처 = 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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