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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Nov 15. 2021

[해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탐구] ① 유튜브 뮤직

점유율 1위, 유튜브로 음악 듣는다면 후회 없는 선택


OTT 서비스 전쟁이다.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등 기존 서비스들에 더해 애플TV+(애플티비플러스), 디즈니+(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서비스까지 국내 서비스를 개시했고,  대규모 국내 채용 공고를 낸 HBO 맥스와 파라마운트 플러스, 디스커버리 플러스 등 서비스도 한국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작금의 OTT 경쟁 구도를 미리 경험한 시장이 있다. 음악 스트리밍 시장이다. 2021년 여름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가 국내 진출한 데 이어 기존 서비스를 제공하던 유튜브 뮤직과 애플 뮤직도 음원 강화 및 시스템 개선, 요금제 옵션 추가를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해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들의 현황과 사용기를 살펴보며 향후 영상 OTT 시장의 흐름을 점쳐볼 수 있는 시리즈를 준비했다.


유튜브 뮤직  

유튜브로 듣는다면 후회 없는 선택



한국인이 음악을 들을 때 가장 먼저 이용하는 서비스는 무엇일까. 바로 유튜브다. 2021년 오픈서베이의 콘텐츠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유튜브는 음원 콘텐츠 서비스 이용률 순위에서 총 68.1%로 멜론과 지니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순위 주 이용률의 기준으로도 26%를 기록하며 24%에 머무른 멜론을 제쳤다. 국내 PC, 모바일 사용자 중 93.7%가 유튜브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나스미디어 2020년 인터넷 이용자 조사) 유튜브가 음악 감상의 주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유튜브 음악 감상의 비중은 유튜브의 음악 집중 서비스 유튜브 뮤직까지 더하면 더욱 높아진다.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 멜론, 지니에 이어 총 이용률 21%를 기록했다. 1순위 사용률도 11.3%에 달해 한국인의 37.3%가 음악을 들을 때 유튜브와 그 관련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온다.  


유튜브 역시 한국 음악 콘텐츠 시장에서의 인기를 인식하여 서비스를 발전, 확장해왔다. 2020년 9월 2일 한국에서 음악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고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확장, 프로모션 서비스 제공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왜 우리는 유튜브로 음악을 듣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당시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음악 감상의 주된 애플리케이션으로 유튜브를 선택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칼럼의 반응이 평소와는 달랐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같은 주제로 콘텐츠 퍼블리싱 사이트 퍼블리(Publy)에 추가 글을 기고한 데 이어 다양한 곳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다.   


당시 음악 스트리밍 업계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 소식과 더불어 유튜브, 유튜브 뮤직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동영상 하나마다 조회수 백만 회를 우습게 넘기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들이 협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유튜브로 듣는 음악의 매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논하는 회의가 끊이지 않았다. 유튜브는 스트리밍 서비스들에게 공공의 적임과 동시에 닮고 배워야 하는 선발 주자였다.


유튜브 뮤직을 처음 구독한 것도 2020년 초였다. 하지만 구독 기간은 얼마 가지 못했다. 조금의 불편함은 있더라도 PC, 웹에서 유튜브에 접속해 찾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조금의 불편함은 있더라도 PC, 웹에서 유튜브에 접속해 찾으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이 지나고, 결국 나는 클라우드 속 저장되어 있던 유튜브 뮤직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설치했다. 단, 이번에는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이 아니라 유튜브 프리미엄을 선택했다. 쉴 새 없이 튀어나오는 유튜브 광고를 보는 데 지쳐버린 것이다. 7,900원에서 1,600원만 더 투자해 9,500원으로 광고 없는 영상 재생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둘 다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11월 15일부터는 2개월 간 유튜브 프리미엄 /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중 하나를 택해 2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누릴 수 있다. 결제한 후에 이 소식을 들었다.



유튜브 뮤직 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빠른 선곡'과 더불어 '이 노래로 뮤직 스테이션 시작하기'다. 내가 들었던 기록을 파고들어 추천하는 스포티파이, 완전히 개인화된 보관함을 먼저 보여주는 애플 뮤직과 다르다. 뮤직 스테이션은 쉽게 말해 라디오 기능이다. 현재 한국에서 인기 있는 노래들, 혹은 유튜브 뮤직을 통해 감상했던 노래들을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통해 끊임없이 자동 추천되는 플레이리스트를 즉석에서 만들어준다는 뜻이다.


최근 음악 업계에서 완연한 유행의 조짐을 보이는 1990년대 록 음악을 몇 개 플레이했다. 영화 <캡틴 마블>에도 등장했던 밴드 노 다웃(No Doubt)의 '저스트 어 걸(Just A Girl)'을 선택했다. 상단 화면을 통해 노래와 동영상을 자유로이 오갈 수 있었다. 하단의 '다음 트랙', '가사'를 지나 '관련 항목'을 클릭하니 1990년대를 수놓은 유명 록 노래들과 추천 재생 목록, 비슷한 아티스트와 노 다웃의 간략한 정보가 등장했다. 한 창에서 이동 없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유튜브 뮤직 홈에는 '한국 인기곡 Top 100', '한국 인기 뮤직비디오 Top 100' 등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노래들을 모아놓은 플레이리스트도 존재한다. 처음 설정했던 아티스트들을 기반으로 '즐겨 듣는 음악'을 추천해주기도 하며, 아티스트들과 연관된 노래들을 추천하기도 한다. '알고리즘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는 유튜브 생태계의 기묘한 추천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대부분 경우 '스테이션'은 실패하지 않는다. 아티스트의 다른 노래를 하나 추천한 다음, 관련된 아티스트들의 다른 노래를 추천하는 식이다.  


그렇다고 개인화 추천에만 치중된 서비스는 아니다. '둘러보기' 탭에 들어가면 새 앨범, 차트, 분위기 및 장르 등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 동일한 탭이 존재한다. 새 앨범 및 싱글의 업데이트도 음원 발매와 동시에 잘 맞춰졌고, '인기곡'이라 이름 붙여진 차트도 있다. '인기곡'과 '인기'를 나눠둔 점도 흥미롭다. '인기곡'이 차트라면 '인기'는 뮤직비디오 영상을 포함한 유튜브 내의 인기 음악 콘텐츠에 가깝다.  


뭐니 뭐니 해도 유튜브 뮤직의 강점은 라이브 클립, 콘서트 현황 등 영상으로만 즐겼던 내용을 음원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음악 팬들이라면 알고 있는 엔피알 타이니 데스크(NPR Tiny Desk) 라이브를 버스 안에서 음악처럼 듣는 느낌이 생경했다. 이어 1990년대 록의 기운을 이어 에이브릴 라빈의 2004년 내한 당시 '스케이터 보이(Sk8er Boi)' 영상을 재생했다. 추가로 설정할 필요 없이 '스테이션' 기능이 같은 공연의 실황 영상을 계속해서 재생해주었다. 중간에 그린데이(Green Day), 울프 앨리스(Wolf Alice) 등 록 밴드들의 음악을 넣어 지루함을 피하려는 노력도 돋보였다. 갑자기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가 나오며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도 유튜브 뮤직을 통해 보다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었다. PC, 웹, 기존 앱으로 이들의 영상을 시청하면 어쩔 수 없이 광고가 붙기 마련이다. 유튜브 뮤직에서는 별도의 조작이나 광고 영상 스킵 없이 온전히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던 2020년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 중 엄청난 화제였던 '때껄룩'과 더불어 '땡스 포 커밍(thanks for coming), '민플리', '코지팝(KozyPop)', '에센셜(essential;)'의 선곡을 다시 틀어보게 됐다.   


물론 유튜브 뮤직도 '추천 재생목록' 탭을 통해 자체적으로 생성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한다. 특정 아티스트들의 대표곡을 모아둔 '프리젠팅(Presenting)' 플레이리스트, 장르/분위기 별 플레이리스트 등이 존재한다.  


유튜브 뮤직이 타 스트리밍 서비스들과 비교했을 때 모든 부분에서 우월하지는 않다. 홈 화면과 탭은 최소한의 기능만을 제공하여 간소하다. 가사 자동 스크롤, 화면 전환, 추천 테마의 다양화 등 기능도 없다. 다행히 과거에 비해 음질은 많이 개선된 편이다.  



다만 음악 그 자체에 집중하고 유튜브를 통해 주로 음악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유튜브 뮤직은 최적의 플랫폼이다. 방대한 감상 기록을 훑어 놓치지 않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하고, 번거롭게 화면을 켜고 있을 필요 없이 즐겨 찾던 라이브 영상을 음원으로 재생한다.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들의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하며 새로운 시각을 얻고 몰랐던 곡을 추천받는다.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구독료에 1,600원의 추가 지출로 유튜브의 모든 광고가 사라진다는  역시 엄청난 장점이다.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다면, 영상 시청도 포기할  없다면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할 이유는 충분하다.  


* 이 원고는 구글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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