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의 진화
'패왕색'을 넘어서. 미디 마림바 인트로가 신비함을 얹으며 출발하는 곡은 가요계의 대유행 트로피컬 하우스를 살짝 가져오면서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적인 후렴부를 장착했다. '상상도 못 할 내 모습'이 '예뻐해 줘'로 결론지어지는 메시지는 평이하지만 연령대를 잘 이용하면서 재치를 유지한다. 한국 20대 솔로 여가수의 필수 요소가 된 나이를 단순히 성장의 요소로 사용하지 않고 'You make me 25', 'You make me 열아홉'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시켜 곡에 재미를 더한다. 물론 이 모든 요소들이 최근 '핫한' 프로듀서 무라 마사의 '1 night'과 'Firefly'를 적절히 섞어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의심으로 가득하다는 건 흠이다.
신사동호랭이의 노골적인 작법이 문제지만 모처럼 괜찮은 싱글이 나왔다. 확고한 캐릭터를 가졌지만 이미지에 공들이느라 '잘나가서 그래', '어때?' 등 퀄리티는 바닥을 치고 있었기에 더욱 좋은 선택이다. 'Babe'는 현아가 클럽, 몸매, 자신감 말고도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감과 경력에서 나오는 여유와 트렌드(라고 쓰고 레퍼런스라고 읽지만)의 결합이 솔로 커리어에 새로운 지점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