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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Oct 22. 2017

비투비의 < Brother Act. >

명실상부 비투비 최고의 순간이다.


명실상부 비투비 최고의 순간이다. 1990년대 비트에 갇혀있던 그룹을 일류로 끌어올린 서정적 멜로디로 앨범을 가득 채웠고, 어느 순간 아이돌 세계의 공식이 되어버린 복잡한 세계관 대신 진실한 열정과 친근한 감성으로 다가가기에 그 여운은 더욱 짙다. 

부드러운 밴드 사운드의 '그리워하다'는 공간감 있는 사운드 구성으로 보컬을 돋보이게 하고 루즈한 부분 없이 배열된 랩과 노래 구성에 마지막 합창 부분을 거쳐 클라이맥스까지 다가가는 웰메이드 타이틀이다. 파워풀했던 '기도'의 이든과 임현식 조합은 전혀 다른 모습의 세련되고 진솔한 멜로디 라인을 그려내면서 '괜찮아요'와 '집으로 가는 길'의 여운은 그대로 잇되 짜임새 있게 진부함을 피하고 감동을 극대화하며 성장을 증명한다. 

타이틀의 잔잔한 한 방보다 놀라운 것은 이 감성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전체를 끌어가는 주요 테마로 자리 잡으며 각각의 변주를 통해 일관성과 개성을 동시에 갖춘다는 점이다. 힘을 갖춘 피아노 연주로부터 점차 긴장을 끌어올려 가다 기분 좋은 합창이 이어지는 'My lady'는 깔끔한 모던 록 트랙으로, 어쿠스틱 기타 연주에 비트를 강조하며 멜로디 감각을 잃지 않는 '새빨간 거짓말'은 현시대 유행의 소프트 EDM 트랙으로 기능하면서도 서정적 주제를 해치지 않으며 조화롭게 공존한다. 여기에 재치 있는 인터루드 후 1950년대 두왑의 향취를 빌려온 '나나나'의 가을빛 향취 가득한 낭만까지 더해지면서 듣고 즐길 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MV] BTOB(비투비) _ Missing You(그리워하다)



비투비의 다재다능한 보컬 재능은 이미 앞선 발라드 트랙에서부터 세련된 펑크(Funk) 트랙 'Movie'까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이 튼튼한 기반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여러 면에서 유연한 진행을 가능케 하는데, 편안하고 절제된 감정의 '그리워하다'부터 '괜찮아요'의 직계라 할 수 있는 발라드 트랙 '꿈에'와 '이별을 만나다', 후반 반전을 만드는 'Guitar'의 숨가쁜 퓨처 베이스 속 랩 라인의 리드와 보컬 라인의 열창까지 부담 없이 아우른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Finale : 우리들의 콘서트'의 희망찬 합창은 앨범 타이틀에 영감을 준 영화 < 시스터 액트 >를 열정으로 재현하며 전성기 지오디(god)가 잠시 겹친다.

정직하고 꽉 찬 앨범이다. 'Movie'와 같은 세련된 댄스 대신 들어간 '신바람'이나 '나나나' 이후의 유사한 전개 등 아쉬움도 있지만, 정규 앨범으로 이처럼 일관성 있고 좋은 멜로디를 채운 결과는 올 한 해 손에 꼽을 정도다. 대국민 투표와 심오한 스토리, 칼 같은 퍼포먼스의 아이돌 정글에서 '4분짜리 노래'와 '목소리'로 길을 뚫은 비투비는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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