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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하는독서 Aug 22. 2021

무엇을 브랜딩해야 하는가?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서로의 일이 바빠서 자주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친구가 묻습니다.

"요즘 뭐하고 지내냐?"

"음. 요즘 많이 바쁘지."

"뭐 하는데?"

"음. 잘 이해할지 모르겠네. 작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어, 사람들과도 독서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도서관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지. 팟캐스트도 하고, 유튜브로 시작했어."

몇 가지를 더 설명했는데 친구는 내 눈만 바라보다가 다시 묻습니다.

"그래서 하는 일이 뭔데?"

"방금 다 이야기했잖아..."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어."

입장을 바꿔놓고 보니 정말 이해하기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블로그 한다고!"

"아.. 진작 그렇게 말하지. 뭐가 그렇게 장황해~~"

"그런데 블로그 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그런 걸 해보려는 거야."

"그런데.. 언제 시간이 나서 그런 거 다하냐? 네가 하고 싶은 게 뭔데?"​


그 친구는 인스타그램도 하지 않습니다. SNS라고는 카톡 외에는 없습니다. 블로그 세계도 잘 모릅니다. 우리가 필요한 게 있으면 검색에 블로그가 뜬다는 정도입니다. 그런 친구에게 블로그에서 하는 일들을 먼저 설명하니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짧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겠구나.'

"나는 행동하는독서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어. 앞으로 독서를 통해서 어떻게 삶이 변화되어가는지 사람들을 이끌고 싶어. 그래서 하는 일련의 활동들이야."

"아~~ 좋네. 잘해봐."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서 배운 게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을 줄줄이 나열한다고 해서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역시 '왜'라는 주제가 필요합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브랜딩이나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라 합니다. 실제로 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보다 사람들 머릿속에 어떻게 인식되고 기억되어야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30년 만에 유튜브를 통해서 친구를 찾았습니다. 너무 반가워서 만나서 술 한잔했습니다. 참 많은 일을 하더군요. 며칠 후에 다른 친구에게 만났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났더니 정말 반갑더라."

"그래? 정말 반가웠겠다. 이따가 연락처 좀 줘. 나도 통화해보게. 그 녀석은 뭐 하면서 시내던?"

"작곡도 하고, 강사도 나가고, 유튜브에서 연주도 하고, 학원도 운영하고..."

"뭐가 본업이여?"

"그러게 듣고서도 잘 모르겠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친구가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물어보지를 않았습니다.

<나음보다 다름>에서도 이 부분을 강조합니다. 나이키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JUST DO IT'를 지킵니다. '그것을 위해서 무엇을 한다'로 설명됩니다. 하지만 리복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애매합니다. 그냥 시장의 트렌드에 맞추어갈 뿐입니다. 나이키는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확실합니다. 리복은 그렇지 못합니다. 애플은 'Think different'를 추구합니다. 뭔가 다른 제품을 만들어서 세상에 내어놓는다는 철학이 확실합니다. 이것이 브랜드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기업도 개인도 마찬가지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 기업이 어떤 철학을 수행하기 위해서 지금의 활동을 하는지를 알면 금방 이해가 됩니다. 앞으로 할 일도 설명이 충분합니다. 장황하게 했던 일,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할 일을 나열하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우리도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먼저 명확하게 정의를 내려야 합니다.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하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되는 데로 사는 사람이 됩니다. 브랜딩은 여기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꿈을 정의하고, 나의 사명선언서, 역할 등을 먼저 적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이 왜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자신이 세운 철학과 가치에 맞는 일인지 고민해보아야합니다. 그러면 그것은 더이상 일이 아닙니다. 사명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으면 그것은 비전이 됩니다. 우리가 나누어야 할 것은 비전이지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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