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동하는독서 Mar 05. 2024

글쓰기 연습의 끝판은 실전 책 쓰기이다.

의식적 연습이란 말이 있다. 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 강조된 개념으로 그저 습관처럼 하는 연습과 구별된다. 의식적이란 말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하나하나 생각하는 연습이다. 한 번의 행동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다. 의식적으로 생각하면서 하는 훈련 방법이다.

음악이든 운동이든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하는 건 어렵지 않다. 반에서 10% 안에 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90%까지는 누구든 애쓰기만 하면 갈 수 있다. 하지만 5%, 1% 안에 드는 것은 다른 차원의 노력을 요구한다. 여기서부터는 전문가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최고의 프로 수준에 가려면 그에 맞는 코치와 실전 같은 의식적 훈련이 필요하다. 동네에서 배우던 사람이 프로 코치를 찾는 것과 같다. 손흥민은 킥 하나를 만들기 위해 천 번을 연습했다고 한다. 단순히 천 번이란 숫자만 생각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피드백 받아 가며 제대로 된 한 번의 킥을 고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전에서 쓸 수 있는지 계속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구사될 때 비로소 최고의 선수가 된다.

슬럼프도 의식적 피드백과 훈련 없이는 극복이 어렵다.  잘못하는 것을 체크되지 않으면 고칠 수 없다.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은 스스로가 알지 못한다. 제3자의 눈으로 봤을 때 비로소 눈에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걸 찾아내고 고치는 것이 프로 코치의 영역이다.

그렇게 연습하고 훈련해도 실전에서 활용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운동이든, 음악이든, 글쓰기든 실전에서 제대로 표현되어야 가치가 있다. 그래서 수시로 실전에 임해야 한다. 모든 경우의 수에 나를 내던져야 한다. 연습만 한다고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의식적 연습의 끝판은 실전이다. 축구에서 외국 팀과 A매치 친선경기를 하는 이유도 그것이다.

글쓰기도 실전처럼 해야 한다. 책을 낸다는 마음으로 쓰고 수정하고 고쳐야 실력이 늘어난다. 일 년 동안 연습하고, 습작하고, 필사하면 90% 수준에 도달한다. 마지막 10%에 들어가려면 실전 쓰기가 필요하다. 투고할 만한 책의 콘셉트를 잡고 남들에게 보일만한 글쓰기가 되어야 한다. 퇴고라는 힘든 관문을 넘어서봐야 글이 발전한다.

블로그 쓰기는 간단한 퇴고만 한다. 하지만 책 쓰기는 눈만 뜨면 지긋지긋할 정도로 내 글과 씨름한다. 편집자라는 전문가가 빨간 줄을 그어 되돌려 주기 때문이다. 프로 코치의 안내를 받으며 내 글을 다듬고 다시 다듬는 과정은 의식적 연습의 연속이다. 사전을 찾아보고, 더 좋은 단어를 고민한다. 어색한 문장을 다시 고친다. 애써 고민한 문장을 통째로 날리는 일도 다반사이다. 챕터 하나를 날리기도 한다.

실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안겨준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처음 출전하는 실전에서는 실수가 많은 법이다. 하지만 실전을 거듭하면 익숙해지고, 자신감도 늘어난다. 그리고 순간순간 찾아오는 장애를 부드럽게 넘어가게 된다. 그때 우리는 베테랑이란 소리를 듣는다.

노래를 잘하려면 무대에 많이 서야 하고, 강의를 잘하려면 대중 앞에 자주 서야 한다. 혼자 연습하는 것보다 정기연주회 한번 준비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더 많은 도움을 준다. 실전처럼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전에 자주 나가야 한다. 그래서 발전은 실패를 감당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성공은 용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제 두 권을 냈고 올해 세 번째 책이 나오지만, 나는 5권쯤은 내야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 책을 내며 나를 발전시키려 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어색하다. 하지만 처음보다 많이 자유로워졌다. 매일 블로그 쓰기도 어렵지만 책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실제 독자들과 소통하는 책 쓰기의 실전으로 나가보기를 추천한다. 잘 팔리고 안 팔리고는 걱정하지 말고, 그래야 내 실력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