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할 때 일입니다. 나는 개발자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대기업 프로젝트도 2개나 진행했었고, 단독으로 진행했던 것들도 몇 개가 되어서 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라도 나의 위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절대적으로 나를 필요할 것이라 자부하며 근무했습니다.
어느 날 사장님께 사장님과 편한 자리가 생겨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때 질문을 하나 드렸습니다.
"회사를 경영할 때 가장 중요한 직원은 누구인가요?"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사장님은 고민도 하지 않고 영업과장님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이유를 물었고 사장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개발자는 언제 어디서든 필요하면 구할 수 있지만 회사의 밥줄을 책임지는 영업은 쉽게 구할 수가 없거든. 만약 내가 다시 회사를 차려야 한다면 영업과장을 데리고 나가야 할꺼야. "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건 나의 현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직 개편과 함께 구조조정이 있을 때 나는 대상자 리스트 안에 있었습니다. 물론 더 큰 회사로 이직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구조조정은 오히려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사장님께서 해주신 말씀은 큰 교훈이 되었습니다. 내 현재 직책과 업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혹시 자신의 일이 어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이런 사람을 '린치핀'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런 질문을 많은 사람에게 던져 보았지만 예전에 저처럼 착각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들 회사가 자기를 자르지 못할 거라 착각하더군요. 하지만 객관적으로 타인의 평가에 귀 기울여보면 자신의 위치는 어느 정도 찾을 수 있습니다. '확증편향' 때문에 사람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 보게 됩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그에 관련된 것만 눈에 보이기 때문에 착각하기 매우 쉽습니다.
애덤 브랜트가 쓴 <오리지널스>같은 경영 서적이나 <프레임> 같은 심리학 책을 봐도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실제보다 높이 평가한다고 합니다. 분명 그것은 착각입니다. 주변 사람들보다 자신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착각입니다. 로또를 구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해당됩니다. 확률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왠지 내 것은 당첨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대부분의 도박 심리가 이렇습니다. 물론 우리는 이 부분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계속 도전하게 되지만 자신의 실패 가능성에 대한 대비는 별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플랜 B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지 못합니다.
<인생에 무게를 가볍게 하는 심리학>을 읽으면서 충격적인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은 마켓에서 찾으면 된다고 어느 경영자가 말했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 부분에 완전히 공감한 이유가 사장님이 내게 한말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오너라면 나를 고용할 의사가 있는지, 내가 거래처라면 나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싶은지 한발 떨어져 생각해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