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은 퇴근길, 친구가 문득 날 보며 "아이 예쁘다"고 해주었다.
시무룩했던 마음에 갑자기 환한 빛이 비치며 어떤 기적의 논리가 떠올랐다.
그래. 그 사람이 내 문자에 답을 하지 않는 것은 나 때문이 아니야. 난 예쁘니까!
무슨 사정이 있겠지!
이상한데도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는 마음의 소리.
행여 내가 상처 입을까 저쪽 눈치를 살피며 이미 쌓아 올리고 있던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소리였다.
오늘, 여전히 연결 되지 않는 휴대폰을 쳐다보며 맥이 탁 풀렸던 오후였다.
친구로부터 받은 편지에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to 요정 최희범"
핫하하
웃음이 났다. 왠지 괜찮은 기분이 되었다.
그래.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할리 없어. 난 요정이니까!
무슨 이유가 있겠지...
내 앞에 놓인 마음의 강에 세찬 감정의 강물이 흘러내릴 때
그래서 도저히 저 강을 건너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저 편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적의 논리
나도 당신에게 그런 기적의 논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