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시형의 글을 읽은 밤
역사라는게 생각해보면 기록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밤,
그리고 그 기록이 역사의 전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러니까, 기록하지 않으면 과거의 나는 어땠는지 현재의 나는 전혀 알 수 없으니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보다 기록되는가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나는 다시 메모장을 켤 수 밖에 없었다.
카카오톡에 공유된 광인회관과 관련된 시형이 형의 브런치 글을 읽고 다른 글들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2017년의 표시형, 2024년의 표시형 처음 알게된 2022년의 표시형의 모습들부터 2024년의 표시형의 모습, 그리고 실제로는 보지 못했던 2017년의 표시형의 모습들을 글로써 유추하면서, 그 사람이 더욱 선명해졌다.
기록은 단편으로도 스토리지만, 그 단편이 모였을 때 생기는 서사라는 더 거대한 스토리텔링이 이뤄졌을 때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쓴 글의 독자는 나 스스로겠다는 생각을 한다.
글의 플롯은 대부분 현재의 어려움에서 시발되어 어려움을 인정하고 이겨내는 스토리이기 떄문에 굉장히 자전적인 성격을 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나에게 하는 말들이 대부분이라는거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와 대화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기록은 대화니까,
대화가 없다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니까,
나는 다시 기록을 해야겠다.
무슨 글부터 써볼까. 진짜 내 속에 있는 이야기들부터 하나씩 꺼내봐야지.
꽤 설레는 결심, 그리고 이 설레는 결심을 이어나가면 좋겠다는 포부와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자조와 실망을 뒤섞은 다짐을 마치며.
영감을 받았던 2017년의 표시형의 글은 이거다.
https://brunch.co.kr/@vytlgud/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