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내게 영감을 주는건 언제나 책, 여행, 그리고 사람이었다.
어떤 영감은 기억에 남고, 어떤 영감은 휘발된다. 그러나 삶을 돌아보고 있노라면, 기억에 남지 않은 일들이 나의 대부분의 삶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마주한 때부터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내가 좋아한 책들, 좋아했던 여행들, 좋아하는 사람들. 그것들에 대한 느낌만 남았을 때, 내가 그걸 왜 좋아했었는지 스스로에게 되물었을 때 나는 답을 얻지 못했다.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 직관만 남은 것이다.
직관적인 느낌이 옳긴 하지만, 직관을 이성으로 해석해나가는 과정이 탐구인 것 같다.
그 탐구를 일련의 과정으로 풀이한게 지식인 것 같다.
그 지식을 기반으로 하나의 진리를 찾아가는게 지혜인 것 같다.
그럼 이 기록들을 엮어내간다면 발견하는 약간의 지혜들이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지혜들을 전달하는 삶을 사는건 유전자를 남기는 것 만큼이나 개인으로써 중요한 과업이지 않을까.
지혜란건 문화적 유전자니까. 이러한 생각은 물론 도킨스의 지식을 빌린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여정을 지니고 있다. 그 여정의 이름은 아마도 삶일 것이다.
그 삶이라는 여정에는 나이라고 불리는 사회적으로 약속된 이름의 정류장이 있다.
연말과 연초를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그 정류장에 도달하는 순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나는 항상 또래의 생각이 궁금했었다.
일을 하면서도 29살의 스티브잡스가 궁금했고, 29살의 이승건 대표님이 궁금했다.
29이라는 이름의 정류장에서는 그들은 어떤 상태였을까.
나 역시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이 생기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내가 삶이라는 여정을 지나는 순간을 기록하고자 한다. 그렇게 쌓은 매년의 기록들을 엮어 책을 출판하려고 한다.
2025년이 시작되면서 나는 29살이라는 정류장에서 30살이 되는 정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동, 아니 삶이라는 여정에서 내게 영감을 주는건 항상 책, 여행, 사람이었다.
어쩌면 영감을 주는 것이 아닌 영감이 귀납되는 순간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순간들마다 눈이 번뜩 뜨이는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험은 내가 삶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며, 그것들이 결국 내 삶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면 감사한 마음이 물씬 들게된다.
올해는 또 얼마나 다사다난할까.
굴곡이 있는게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린 지금, 이게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얻은 최고의 지혜일수도 있겠다. 그럼 이제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로 이 기록의 역사를 시작해본다. Let's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