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25장 묵상
어제는 하고 싶은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마음이 어려웠던 날이다.
자꾸만 나를 툭툭 건드리며 불쾌감을 주는 사람에게 그 행동을 그만하라고 말하지 못했다. 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힘들어하기만 했을까?
앞으로 계속 얼굴을 마주쳐야 하는 사람이기에 껄끄러워지는 것이 싫었다. 내 말로 인해 분위기가 싸해질까 봐 염려하는 마음도 들었다. 무엇보다 그냥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어떤 표정일지, 어떤 대답을 할지 가늠 되질 않았다. 예상할 수 없는 일에 대한 면역이 없다는 핑계로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일들이 계속되던 며칠 전부터 불편한 마음은 계속 있어왔지만 해결할 생각보다 그냥 버티기를 택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을 욕하는 일밖에 할 수 없었다. 나의 무기력함은 짙어져 갔다. 하나님의 방법이 무엇인지 몰랐다.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니라 [잠언 25장 11절]
잠언 25장을 읽으며 11절 말씀이 마음에 스며들었다. '하나님은 내가 경우에 합당한 말을 하길 원하시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자신이 없다. 당당하고 여유롭게 나의 불쾌함을 표현하는 모습이 현실이 될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오늘도 하나님께 나아간다.
주님, 나의 연약한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세요. 하나님께 어떤 말도 다 했던 저니까, 적어도 나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전할 수 있도록요. 그 무엇도 누구도 하나님보다 두려워하지 않게 해 주세요. 그래서 서로 상처 주지 않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오래전부터 마음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제 행동으로 어려운 일들을 많이 마주치고 탄식했던 마음을 치료해주세요. 벌벌 떨며 울고만 있는 제 마음과 함께해주셔서 당당하고 유연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세요.
자기의 마음을 제어하지 아니하는 자는 성읍이 무너지고 성벽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잠언 25장 28절]
내 두려움과 연약함에 힘을 더해주실 주님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싶다. 나의 입술을 주관하시고 마음을 감찰하시는 주님께서 나를 단련시키실 것을 확신하고 싶어. 반석 위에서 나는 결코 무너지지 않고, 혹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시간을 기억하며 천천히 나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