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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글 Mar 26. 2021

게으른 사람은 문 밖에 사자가 있다고 말한다

잠언 26장 묵상

잠언 26장 1-12절은 미련함에 대해 13-16절은 게으름, 17-21절은 다툼, 22-25절 말, 26-28절은 거짓과 속이는 것에 대한 말씀이다. 말씀을 읽으며 내게 가장 와 닿았던 죄악은 '게으름'이었다.


[잠언 26장 13절] 게으른 자는 길에 사자가 있다 거리에 사자가 있다 하느니라


나는 세상이 무섭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도,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도 모두 집 문 밖에 있는 것들이다. 집에는 내가 사랑하고 내게 힘을 주는 가족과, 편안한 쉴 자리가 있으며, 내가 좋아하는 글로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밖은 춥거나 덥고, 집을 나선 나의 마음과 행동은 이질적이거나, 글이 아닌 말로 소통해야 하기에 스스로가 보잘것없게 느껴진다. 그래서 누군가와의 만남이나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일에 참여하는 일은 늘 머뭇거려진다. 자꾸만 세상이 무섭게 보이며 길에 사자가 있다, 거리에 사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게으른 사람의 생각이었다. 나는 스스로 부지런한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았지만, 그건 게으른 틀 안에서 부지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정작 중요한 일을 뒤로 미뤄두고 두려움에 맞서지 않을 궁리만 했던 것은 아닐까? 늘 편안하고 쉬운 삶을 살고자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참 아쉽고 슬픈 일이다.


게으름은 오늘 말씀에 나오는 다른 죄악과 비교했을 때 조금 가벼워 보이기도 한다. 미련한 것보다, 다툼보다, 나쁜 언행보다, 거짓과 속이는 것보다는 조금 괜찮아 보인다. 그러나 이 모든 죄의 경중은 하나님 앞에서 따질 수 없는 것들이다. 하나님 앞에선 다 똑같은 죄인이다. 게으름은 보다 자기 합리화를 하기 쉬운 영역이기에 더 자주 무너질 수 있으니 더욱 경계해야 할 것 같다.


길에 사자가 있는지 정말 거리에 사자가 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저 문 안에서 입으로만 떠들며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하나님을 믿는다 말하면서 세상을 두려워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러니 나를 속이고 세상을 왜곡시키는 게으름에 맞서 오늘도 부지런히 살아보고 싶다. 나의 두려움과 연약함을 품으시고 단련시켜주실 주님의 든든한 오른손을 맞잡는 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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