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과 어려움 사이에서
관계를 맺는 일은 늘 쉬웠습니다.
아니,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남아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면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내게 연락을 해주거나
곧 연락이 끊길 사람들뿐이었습니다.
거기에 나의 노력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관계는 맺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유지하고 소통해야 하는 것이며
계속 다른 모양의 형태로 변할 때에
그것을 받아들이며 파생되는 결과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혹여나 상대방이 처음 만났을 때와 다른 모습으로
나를 당황스럽게 한다고 해도
사실 그건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그 관계가 계속 지속되다 보면
또 다른 방식으로 흘러가며
연결될 것이며
언젠가 부서지더라도
나에게 자연스러운 흔적이 될 수 있습니다.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입니다.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함께 있을 때 편안함을 주는 사람
마음속의 말을 꺼내게 해주는 사람
삶의 많은 질문을 건져주는 사람
그리고
나의 모든 것을 내어주고 싶은 사람으로
충분합니다.
사랑을 빼앗기는 것이 겁나서 관계 맺는 일이 두렵다면
사람이 변하는 것이 겁나서 관계 맺는 일이 두렵다면
지금 내게 남아있는 사람들을 돌아봅니다.
그들에게 받았던 것들
그들 덕에 깨달았던 것들을 발견해봅니다.
나에게 차오르는 여러 감정들과 마주하며
당신의 세계에 궁금함을 가지고
한 발 다가갈 때에
우리의 세계는 언제나 풍요롭고 안온할 것입니다.
결국 하나의 세계였던 나는
'우리'라는 세계로
끊임없이 확장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