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하고 무기력한 마음을 떠나
주님,
하루가 너무도 허망합니다
일을 해도
보람이 없고
종일 쉬어도
끝없이 무기력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나는 어디로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그저 하루를 흘려보냅니다
주님,
인생이 덧없게 여겨집니다
사람을 보면
싫은 점만 보이고
그 무엇도 사랑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나는 당신께 사랑받는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당신의 자녀가 아니었나요
나의 마음이
텅 비어버린 것만 같습니다
어디서부터
길을 잃은 것인지
언젠가부터
사랑을 잃은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오래 쓰러져 있었으나
내내 쓰러져있던 자리가
주님의 품이었다고
다정히 말해주세요
어떠한 말과 격려에도
채워지지 않는
텅 빈 마음으로
한없이 작고 낮아진 마음으로
주님을 바라봅니다
감동도 기쁨도 없이
슬픔과 절망의 걸음으로
천천히
당신께 나아갑니다
주님 나의 모습 책망치 않고
두 손 벌려 다정히
나를 안아주시겠지요
오랫동안 주님 나를
가만히 가만히 안아주시며
괜찮다- 말씀하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