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전쟁과 분배, 실패와 성공의 삶

본문 : 여호수아(Joshua)13:1 - 13:14

by 진글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다짐, 새로운 삶

새로운 것들을 꿈꾸며 다짐하고

이전과는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발판으로 삼기에

아주 적절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 몇 주, 아니 몇 달 동안

행복하고 풍족한 삶에 익숙해진 탓에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어서 다시 돌아가야지, 예전처럼 신앙생활을 해야지,

라며 강박을 떨쳐내지 못하고

애매한 마음으로 살아내고 있습니다.


절박했을 때, 마음이 공허했을 때,

무엇으로도 나를 채울 수 없을 때, 저는 주님만을 의지했습니다.

주님은 그런 나에게 평안을 주셨고, 언제나 나를 위로하셨습니다.


그런 주님은 지난해, 나에게

주님의 사랑을 꼭 사람의 형태로 만든 것 같은

멋진 남편을 주셨습니다.

오래 병들어있던 마음의 상처가 모두 회복되고

나는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 되어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내 삶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는데

그 변화를 선물해 주신 주님을

내 삶의 뒤편으로 모시고

나는 결핍이 없는 사람으로만 살았습니다.


주님의 은혜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도를 잃고, 말씀과 멀어지고, 예배가 무너진 삶이

어찌 그리스도인의 삶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동시에, 신앙의 행위를 소홀히 했다고

스스로를 정죄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

어린 신앙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만,

말씀에 갈급함이 있고, 주님과의 시간을 더 가져야 한다는 강박이

잘못된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기에

오늘은 생각을 버리고 그저 성경을 읽어봅니다.




본문 여호수아 13장에는 늙은 여호수아가 등장합니다.

평생 주님의 파수꾼으로 살아갔던 그는

말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끝내지 못한 과업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가나안 땅의 정복을 위해 차지해야 할 곳이 남아있지만

여호수아는 늙어 더 이상 전쟁을 치를 수 없었습니다.

그런 여호수아에게 주님은 직접 블레셋 사람들을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쫓아 내실 것을 약속하시며

여호수아에게 가나안 땅을 지파별로 분배하라는 마지막 업무를 주십니다.


세상의 눈으로 봤을 때,

결국 스스로 일의 마무리를 짓지 못한 여호수아가

실패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업적을 쌓고 완벽을 이루어내는 것이

성공이라 말하는 세상과는 다르게

주님의 사람은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온 것이

성공한 삶이며,

주님은 끝내 소명을 이루지 못하는 우리의 상황 속에서

친히 일하셔서

우리를 완전한 사람으로 만드십니다.


연약하고 부족한 나를 사용하시는

주님 안에서 나는 언제나 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정한지요.


그러니 우리에겐 실패란 없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완전하게 된다는 이 사실이

실패와 좌절 속에서 자신감을 잃어가는 마음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스라엘은 가나안 전쟁에서 이겼지만

정착을 위한 전투가 남아있었습니다.

결혼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지만

자녀를 낳고 양육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일을 앞둔 제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외롭고 방황하던 마음의 전쟁이 끝났지만

내 삶이 다할 때까지 나는 평생 기쁨의 전쟁을 치러야 하겠지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나의 소명을 매일 되새기고

영적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나를 단련해야겠습니다.


기도가 입술과 하나가 되겠습니다.

말씀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흐르는 삶을 살아내겠습니다.

매일의 삶이 주님 앞에 드리는 예배가 되기를 힘쓰겠습니다.




14절 레위지파는 다른 지파와 달리 땅을 기업으로 받지 않고

하나님께 드리는 화제물이 그들의 기업이 되는 모습이 나옵니다.

땅을 받기보다 주님을 예배하는 임무를 맡게 된 것인데

세상의 부를 얻는 것보다 주님과 가까이 살아가는 것이 더욱 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청년의 때에 하루하루 바쁜 시간을 살아내며

주님 앞에 예배하는 것이 힘든 일처럼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결국에 늙고 병들게 되고

언젠가 내 삶이 다하는 순간이 올 텐데

그 상황에 후회를 해봤자 시간을 돌릴 수는 없겠지요.


나는 마지막 날에 주님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 있길 원하는가

오늘의 물음은 이것으로 하겠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그저 하루를 버텨내기보다

시간과 시간 속에 살아계시는 주님을 생각하며

또렷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내겠습니다.




주님 내가 정복해야 할 땅을 보여주소서.

주님께서 내게 맡기신 일을 성실히 이루어나가는

힘을 주시옵고

오늘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게 하시고

순간마다 벌어지는 영적 전쟁에서 승리케 도우시고

새로운 다짐으로 시작하는 오늘 아침을 발판 삼아

내일 또 내일의 시간 속에서도

주님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하루의 시작,

주님과 순간마다 동행하는 하루가 예배되게 하소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