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연설문, 망하지 않는 8가지 방법

홍보맨의 일과 삶

by 이야기캐는광부

"기관장 연설문 업무가 추가됐어요."

"제… 제가요? CEO 인사말을요?"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감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도 성장하려면 낯선 업무를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

필자의 업무 중 하나가 기관장, 즉 CEO의 연설문을 쓰는 일이다. 연설문은 청중을 대상으로 특정 주제로 말하기 위한 글이다. 크게 취임사, 신년사, 축사로 나뉜다. 처음 이 업무를 맡아 부딪히며 겪은 경험을 나누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이 글은 CEO 연설문 작성을 처음 맡은 필자가 '그래도 평타는 치기 위한' 방법들을 정리한 것이다. 필자는 평타 이상을 치는 법을 익힌 단계일 뿐, 그보다 높은 레벨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언젠가는 그 경지에 닿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정진 중이다.


하나, 글감이 되는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자


기획부서나 사업부서로부터 연설문에 담을 만한 자료와 업무계획을 최대한 공유받는 것이 출발점이다. 맨땅에 글을 쓰는 것과 자료를 갖추고 쓰는 것은 완성도에서 차이가 크다. 역대 대통령의 연설문을 참고하거나 타 기관의 인사말을 참고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스크린샷 2026-04-05 오전 10.35.53.png ⓒ 이야기캐는광부


둘, 초안을 써보자


초안 작성의 주체는 기관마다 다르다. 광역지자체처럼 연설비서관이 별도로 있는 곳도 있고, 필자의 기관처럼 홍보실 담당자가 초안을 쓰고 관련 부서의 의견을 수렴해 완성하는 곳도 있다. 어떤 구조든 중요한 것은 초안을 일단 써내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초안이 있어야 수정이 시작된다. 어떠한 초안이든 눈뜨고 봐주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을 겸허하게 인정하자.


스크린샷 2026-04-05 오전 11.24.39.png ⓒ 이야기캐는광부 / 강원국의 책 <대통령의 글쓰기>에 있는 내용을 필자가 정리한 것이다.


셋, 초안을 AI로 매끄럽게 수정하자


초안이 완성되면 필자의 경우 AI를 활용해 매끄럽게 다듬어본다. ChatGPT, Google Gemini, Claude 등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쓰면 된다. AI는 문장의 흐름이 어색한 부분이나 단어 선택의 문제를 빠르게 짚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하지만, 초안을 다듬는 과정에서 꽤 유용한 조력자가 된다. 요새 AI가 꽤 잘 써준다. 가까운 미래에 연설문 담당자가 이제는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정도다.


넷, 피드백을 받아보자


이러한 과정을 거친 초안은 글은 여러 사람이 읽을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 문맥이 자연스러운지, 단어 선택이 적절한지, 빠진 내용은 없는지 다양한 시각에서 피드백을 받고 초안을 수정한다. 혼자 쓰고 혼자 읽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타인의 눈에는 바로 드러난다.


다섯, 소리 내어 읽어보자


어느 정도 완성되면 출력해서 전체를 읽고, 반드시 소리를 내어 읽어 봐야 한다. 소리 내어 읽었을 때 호흡이 길어지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문장이 표현이 너무 장황한 것이다. 과감하게 짧은 문장으로 나눠야 한다. 눈으로만 읽을 때는 잘 안 느껴졌던 어색함이 소리로 읽으면 바로 드러난다.


여섯, 기관장의 말하기 스타일을 관찰하라


실제 공식석상에서 기관장이 연설문을 어떻게 읽는지 직접 관찰할 필요가 있다. 준비한 문장을 그대로 읽는 스타일인지, 자신만의 언어로 응용해서 읽는 스타일인지 파악해 두면 다음 연설문 작성에 큰 참고가 된다. 기관장이 연설 중 즉흥적으로 툭 내뱉는 표현 중에 오히려 인상적인 것들이 있다. 그런 표현들은 메모해 뒀다가 다음에 활용하면 좋다. 현장에 답이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가장 좋은 것은 기관장이 주도하는 회의에 많이 참석하는 것이다. 물론 물리적으로 쉽지 않지만.


일곱, 기관장의 언어를 수집하라


연설문은 담당자의 글이 아니라 기관장의 언어로 풀어낸 글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평소에 기관장이 공식 회의처럼 격식 있는 자리에서 쓰는 표현과,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처럼 편안한 자리에서 나오는 표현 모두에 주목해야 한다. 격식체와 일상어 사이 어딘가에 그 사람만의 언어가 있고, 의외로 좋은 아이디어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처음 CEO 연설문을 맡았을 때는 누구나 막막할 것이다. 자료를 모으고, 초안을 쓰고, 소리 내어 읽고, 현장을 관찰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인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적어도 평타를 치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여덟, CEO 연설문, 구조로 접근하라


연설문은 글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구조로 접근하면 연설문의 골격을 접근하기 쉽다. 다음은 필자가 연설문 유형별로 들어갈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취임사 (就任辭)


기관장이 공식적으로 취임할 때 하는 연설이다. 취임의 소감과 각오, 조직의 비전과 방향, 구성원에 대한 당부 등을 요약해서 담는다.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사기 진작을 위한 목적도 있다. 보통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기관장의 사진과 함께 보도자료로 배포하기도 한다.


새로운 기관장이 취임하면 조직에서는 나름 긴장을 하게 된다. 어떠한 스타일의 CEO일지 잘 모르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카리스마형 일지, 위임형 일지, 잔소리 대마왕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CEO의 경영철학이나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게 취임사이다.


아래 도표는 내가 업무 경험과 각종 자료를 참고하여 정리한 것이다.


스크린샷 2026-04-05 오전 9.53.26.png ⓒ 이야기캐는광부


신년사 (新年辭)


매년 초에 기관장이 새해를 맞아 구성원 또는 국민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연설이다. 지난 한 해의 성과를 돌아보고, 조직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 새해의 목표와 추진 방향을 제시한다. 매년 바뀌는 경영 환경과 조직의 핵심과제를 반영해 구성해야 한다.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메시지이지만, 외부에서 국민이 기관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 방향을 알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아래 도표는 내가 업무 경험과 각종 자료를 참고하여 정리한 것이다.


스크린샷 2026-04-05 오전 9.53.37.png ⓒ 이야기캐는광부


축사 (祝辭)


특정 행사나 기념식에서 그 자리를 축하하고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을 격려하기 위해 하는 연설이다. 행사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 이 행사가 조직이나 국민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고 이득을 주는지 담기면 좋다.

취임사·신년사와 달리 자기 기관과 관련된 메시지보다 상대방을 높이고 행사를 빛내는 데 초점을 둔다. 지나치게 길거나 자기 기관 홍보 위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너무 내용이 길면 듣는 사람도 지루하고, 주객이 전도될 가능성이 있다.


아래 도표는 내가 업무 경험과 각종 자료를 참고하여 정리한 것이다.


스크린샷 2026-04-05 오전 9.53.55.png ⓒ 이야기캐는광부



참고문헌: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대통령의 말과 글 홈페이지

https://www.president.go.kr/president/spee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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