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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베이스 Mar 11. 2022

머신러닝에서 SEO로: 변화한 디지털 마케터의 생존전략

비즈니스 트렌드 #2

아이폰을 쓰신다면, 혹시 최근 이런 팝업 보신 적 있나요? 

애플은  iOS 14 이후부터 앱 개발자들이 이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개인정보 정책을 개편했습니다. 지금까진 이용자가 따로 막지 않는 한 앱 추적을 통한 정보 수집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이용자가 동의하기 전까진 아예 추적이 불가능하게끔 시스템 자체를 바꿔버렸어요. 이 업데이트 이후 미국의 아이폰 사용자 중 96%가 앱 추적 기능을 꺼버렸다고 합니다. 이미 철통같은 보안으로 인정받은 애플은 이 기회로 또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어요. 반면 일부 기업과 디지털 마케터들에게는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타격을 입은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페이스북(Meta, 메타)인데요.  ‘재택근무도 길어지는데 커피 머신 하나 살까?’ 하고 검색 몇 번 했더니 SNS에 커피 머신 광고가 뜨는 것과 같은 경험, 한번쯤은 있으셨죠? 페이스북은 그런 맞춤형 광고로 대부분의 수익을 벌어오고 있었습니다. 쇼핑몰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서 광고를 요청하면, 페이스북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해당 광고를 적합한 이용자들에게 노출시켜주는 방식이었어요. 하지만 이용자의 동의 없이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게 되니, 이제 ‘맞춤형' 광고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이건 그대로 디지털 마케터들에게도 큰 난관으로 작용했어요. 이전까지는 잘 만든 소재로 타겟만 설정해서 페이스북에 맡기면 머신러닝이 알아서 우리 고객을 찾아줬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을 찾아낼 다른 수단, 혹은 고객이 우리를 찾도록 도울 수단이 필요해진 거죠. 검색엔진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sation)가 마케터들에게 주목받게 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왜 검색 엔진이야?: 우리에게 검색이 필요한 순간 

‘커피머신’의 예를 다시 들어볼까요? 우리는 구매에 앞서 인터넷에 커피머신과 관련된 여러 가지를 검색해 봅니다. 커피머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커피머신 종류’, ‘커피머신 추천’ ‘커피머신 브랜드’등을 검색하겠죠?  만약 미리 봐뒀던 제품이 있는 경우에는 제품의 이름과 함께 ‘후기', ‘내돈내산', ‘리뷰’, ‘추천' 등의  단어를 붙여서 검색할 거고요.  

구글 '커피머신 종류' 검색 결과
구글 커피머신 리뷰 검색 결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커피머신 종류'를 검색하는 사람과 구체적으로 ‘OO브랜드 커피머신 리뷰’를 찾아보는 사람의 검색 목적은 분명히 다릅니다. 전자는 커피머신을 사야겠다고 막 마음먹은 상태라면, 후자는 정확히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살지도 생각해봤다는 뜻이니까요. 즉, 무언가를 구매하고자 할 때 사람들은 능동적(Actively)으로 검색 엔진을 사용하고 자신의 의도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찾아봅니다. 그러니 마케터들이 검색 엔진에 주목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검색 엔진은 고객의 의도를 알고 있으니까요. 


구글은 이렇게 고객이 무언가를 구입하기에 앞서 온라인 검색을 통해 다른 사용자들의 평가나 후기를 확인하는 등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아예 ‘ZMOT(Zero Moment Of Truth)’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는데요. 이는 ‘고객이 상품과 가장 처음 만나는 순간’을 일컫는 마케팅 용어인 ‘MOT(Moment Of Truth)’를 차용한 표현입니다. 지금까지는 고객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 제품을 눈 앞에 두고 3초~7초간 구매를 고민하는 시점을 First Moment Of Truth 라고 칭했지만,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이제 고객들은 온라인 검색을 통해 제품에 대해 알아보는 Zero Moment Of Truth 단계를 거친다는 주장이죠. 게다가 구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검색엔진이 ZMOT 단계에서 실제 구매 발생에 기여하는 영향력은 가족, 친구, 동료 등 친한 주변 사람의 추천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SNS에서 광고를 마주하는 수동적인 고객보다 구매하려는 대상에 대해 직접 검색해보는 능동적 고객이 전환까지 이어질 확률이 더 높은 건 말할 것도 없겠죠. 


Source: Winning the Zero Moment of Truth in Asia, Jim Lecinski and Joanna Flint (Think With Google)

 

또한 검색 엔진은 앱 추적과 별개로 검색 기록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애플의 정책 변경 이후에 구글은 세계 온라인 광고 시장 매출을 엄청나게 흡수했어요.  페이스북이 막대한 피해를 입는 동안 구글의 영향력은 오히려 더 커진거죠. 사람들은 구매하려는 물건이나, 가보고 싶은 장소, 혹은 단순히 궁금한 것들을 모두 구글에 검색합니다. 그래서 구글 검색 엔진은 우리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검색했고, 검색결과 중 어떤 링크나 웹사이트를 클릭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레 모두 수집하고 있죠.  


그렇다면 마케터들은 이렇게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는 검색 엔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검색엔진최적화(SEO) 입문하기: 검색 엔진은 어떻게 작동할까?

우선 검색 엔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봐요. 구글에 검색어를 입력하고 검색결과(Search Engine Result Page, SERP)를 확인하기까지는 보통 1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검색 엔진이 검색어(쿼리)에 대해 조사하고 연관된 링크나 정보를 관련도 순으로 미리 정리해두기 때문인데요. 이 과정은 크게 크롤링(Crawling), 인덱싱(Indexing), 랭킹(Ranking)의 세 단계로 진행됩니다. 


크롤링: 검색 엔진이 수많은 웹사이트들을 훑어보고 해당 페이지의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단계

인덱싱: 저장한 데이터들을 연관 내용에 따라 분류하는 단계

랭킹: 분류한 정보들을 관련도 순으로 정리하여 순위를 매기는 단계


구글은 이렇게 특정 키워드에 대한 데이터를 관련도 순으로 분류해 보관했다가 우리의 검색어에 따라 적합한 결과 페이지를 내놓습니다. 검색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그 짧은 시간 동안 키워드와 연관된 데이터들을 관련도가 높은 순으로 정렬하고,  하나의 결과 페이지에 순서대로 배치해서 내보내는 거죠. 검색 결과에 함께 노출되는 광고도 이 단계에서 삽입됩니다. 결과 페이지를 출력하기 전에 광고 데이터 베이스에서 관련도가 높은 순으로 광고를 선별해 보여주는 방식이에요.


검색엔진최적화(SEO) 입문하기: 마케터의 역할 

검색엔진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대표적으로 아래 세 가지입니다. 


1 고객의 검색 키워드 수집하기

2 검색 의도 이해하고 해답 찾기

3 해답을 담은 콘텐츠 발행하기


검색 엔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알아본 것도 이 역할들을 잘 해내기 위해서죠. 검색엔진최적화(SEO)의 목표는 결국 고객의 검색 결과에 우리 상품이나 브랜드가 더 우위에, 더 많이 노출되게끔 하는 거니까요. 즉, 검색엔진이 웹사이트들을 떠돌며 크롤링, 인덱싱, 랭킹의 세 단계를 거칠 동안 우리가 내놓은 콘텐츠를 높은 순위로 평가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고객이 어떤 의도로 검색 엔진을 사용하고, 어떤 해답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해요. 


SEO를 위한 마케터의 역할 1: 고객의 검색 키워드 수집하기

고객들의 검색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의 검색 키워드를 최대한 많이 파악해야 합니다. Google AdWords의 키워드 플래너나 네이버 광고 관리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키워드 도구를 활용하면 내가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과 관련된 고객의 검색 키워드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Google AdWords 키워드 플래너
네이버 광고 관리 시스템 키워드 도구 (로그인 필요)

키워드 수집 이후에는 수집한 키워드를 분류해야 합니다. 검색 키워드는 크게 ‘검색 대상’과 ‘검색 목적’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커피머신 리뷰'라는 검색어에서 ‘커피머신' 은 구매하고자 하는 대상이 되고, ‘리뷰'는 고객이 검색 엔진을 사용한 목적이 됩니다. 이런식으로 키워드를 분류해보면 결국 고객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추측할 수 있어요. 


SEO를 위한 마케터의 역할 2: 검색 의도 이해하고 해답 찾기

커피머신과 관련된 다른 검색 사례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원두'나 ‘캡슐'처럼 어떤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지를 찾아본 고객도 있을 거예요. 이미 커피머신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이나 관리하기 쉬운 커피머신을 찾는 사람이라면 ‘커피머신 관리'나 ‘커피머신 청소'를 검색해봤을 수도 있겠죠. 이렇게 연관 키워드들을 최대한으로 수집해 대상과 목적에 따라 분류해보면 고객들이 주로 어떤 정보를 얻고자(어떤 의도를 갖고) 검색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그 의도에 대한 최선의 해답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봐야 해요. 가령 ‘커피머신'이라는 대상과 연관된 검색 키워드로 ‘추천', ‘원두', ‘청소'가 가장 많이 검색되었다고 해봅시다. 이런 경우엔  고객이 원하는 정보(해답)가 무엇일까요? 우선 캡슐과 원두 중에는 원두로 내리는 커피머신을 찾고 있을 테니 원두 커피머신을 추천해 줘야 합니다. 이때 ‘청소하기 쉬운지'가 추천 기준에 포함된다면 더 좋겠죠. 이렇게 키워드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해답이 무엇인지를 찾는 과정은 SEO를 위해 굉장히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합니다. 


SEO를 위한 마케터의 역할 3: 해답을 담은 콘텐츠 만들기

고객의 검색 의도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해답을 알아냈다면 이젠 콘텐츠로 만들어낼 차례입니다. 구글이 커피머신 구매를 고려하는 고객에게 우리의 콘텐츠를 보여주도록 하기 위해서죠. 예를 들어, 캡슐과 원두 커피머신을 비교하고 청소가 간편한 원두 커피머신 상품을 추천하는 구매 가이드를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만약 커피머신 브랜드의 마케터라면 콘텐츠 내에서 자사 제품의 판매 링크를 함께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검색엔진최적화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를 필수로 지켜야 합니다. 앞서 선별한 키워드를 콘텐츠 제목에 반드시 포함한다거나, 본문에 일정 빈도나 분량(%) 이상 포함하는 등의 조건이 있는데요. 이는 구글이나 네이버 등 각 검색엔진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참고하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참고 사이트 
구글 검색엔진 최적화 기본 가이드
네이버 웹마스터 가이드 


머신러닝을 믿고 맡기는 기존의 방식에 익숙한 마케터라면, SEO가 조금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능동적인 고객을 확보하기 유리한  SEO는 잘 활용하면 광고 소재보다도 더 좋은 퀄리티의 더 많은 트래픽을 얻을 수 있는 전략입니다.  

오늘부터라도 직접 키워드 분석도 해보고, 가이드에 맞는 콘텐츠 작성도 연습하면서 SEO와 친해져 봅시다! 


머신러닝을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찾아낼 모든 디지털 마케터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참고 문헌

구글 검색엔진 최적화 기본 가이드  

네이버 웹마스터 가이드 

한국일보, <애플 정책 변경에 페북은 '휘청', 구글은 '멀쩡'… 뭐가 달랐나?> 

Apple Developer: User Privacy and Data Use 

Apple WWDC2021

ARSTECHNICA: 96% of US users opt out of app tracking in iOS 14.5, analytics find

도서 <Understanding the digital world (2nd Edition)> written by. Brian. W. Kernighan. 
Winning the Zero Moment of Truth in Asia, Jim Lecinski and Joanna Flint (Think With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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