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베이스 수강생 이야기 #2
그래픽 디자인 스쿨 | 오승희 수강생
editor's note
대학 졸업장을 들고 선 20대, 새로운 직업을 찾아 회사 문을 열고 나온 30대.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사회에서 1인분의 몫을 해내는 사람이 되려면, 바닥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쌓아나가는 시기를 거쳐야 한다는 것. 하지만 ‘너무 늦은 게 아닐까’라는 부정적인 감정에 금세 휩싸이곤 한다. 취업이라는 두 글자가 멀게만 느껴진다면, 제로부터 시작한 이들의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졸업, 취업, 결혼, 육아. 평범한 길을 걸었을 뿐인데, 어느 한 가지는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아이가 달려오면 언제든 안아줄 수 있는 엄마, 믿고 맡길 수 있는 유능한 인재.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내려놓아야 할까?
승희 님은 2022년 6월, 그래픽 디자이너로 취업에 성공하셨지만 육아로 경력 단절도 있으셨다고 들었어요. 그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대학에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20대 초반에 웹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잦은 야근으로 몸이 망가진 바람에 일을 쉴 수밖에 없었어요. 얼마 뒤 다시 디자이너 일을 구했지만, 창의력을 발휘하는 일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반복적인 업무를 맡아 하게 됐죠. 나이가 점점 많아지고 육아를 병행하다 보니 제가 꿈꾸던 커리어와는 조금씩 멀어졌어요. 이전에 이직한 분야가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와인 유통이어서 일은 재밌었지만 인스타그램 채널이나 고객 관리까지 맡게 되면서 디자이너로서 전문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키기란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40대 경력단절 여성의 비율이 2016년 31%에서 2020년 38%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해요.
대학 동기 중에 아직 디자이너로 일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어요. 30대까지는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게 가능하지만, 어느 순간 전환점을 맞게 돼요. 온라인 쇼핑몰처럼 본인 사업을 꾸리는 친구도 있는가 하면 결혼 이후 경제활동을 멈추는 친구도 많죠. 그리고 재취업을 원할 때에는 포트폴리오가 좋아도, 더 경험이 많아도 거절당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아무래도 공백 기간 동안 많아진 나이와 가사와 자녀 양육 문제에 대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디자이너 이야기로 돌아가볼게요. ‘전문성을 잃은 디자이너’로 오랜 기간 회의감을 느끼셨다고 하셨어요.
네, 다른 대학 동기들에 비하면 오랜 시간을 일하기는 했지만 포트폴리오를 채우기에는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습니다. 쇼핑백/브로슈어 디자인, 홈페이지 디자인, 인스타그램 콘텐츠 제작, 고객관리까지 모두 담당하다보니 전문성을 잃게 되더라고요. 업무 영역은 넓어졌는데 쓸 수 있는 디자인 툴은 달랑 어도비 프로그램뿐이었죠.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려고 오프라인 디자인 학원도 다녔었는데, 통학 시간도 있고 피드백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있어서 시간 효율이 많이 떨어졌어요. 다 완성하기도 전에 그만뒀어요. 그렇게 한 해, 두 해를 보내고, 마흔이 넘어가니 자신감이 뚝뚝 떨어졌어요. 불안, 절망 그 자체였죠.
‘이제는 늦은 게 아닐까, 뒤처진 게 아닐까’라는 불안감은, 반대로 꿈에 대한 열망을 키우기도 한다. 오승희 수강생은 막연한 불안감을 불타는 의지로 맞바꿔, 디자이너로 다시 일어서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20대 때와는 다른 무게로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로 절박했어요. 이전 회사에서 제 자리가 점점 위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언젠가는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살았거든요. 특히나, 요즘은 마케터들이 디자인도 하잖아요? 한시라도 빠르게 디자이너로서의 전문성을 되찾아야 했었죠.
누구보다도 제로베이스 디자인 스쿨이 절실하게 느껴졌을 것 같아요. 수업에서는 어떤 점이 좋았나요?
전반적으로 수업 퀄리티가 완전히 기대 이상이었어요. 단순히 클라이언트나 회사가 만들어달라는 대로 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디자인의 본질’을 배운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어요. 수동적으로 시키는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자료를 조사하고, 브랜드 키워드를 뽑고, 의미를 부여해 브랜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했어요.
자료= 그래픽 디자인 스쿨 오승희 님의 포트폴리오
퇴근 이후에는 육아 전쟁이 펼쳐졌을텐데, 공부할 시간은 어떻게 내셨나요?
출퇴근 시간, 아이가 잠든 저녁과 새벽을 이용해 공부했어요. 출퇴근길에 기본적으로 모든 수업을 듣고 퇴근 이후에 영상을 다시 한번 보고 작업물을 만들었어요. 권장하는 학습 진도가 있었지만 그것과는 상관 없이 무조건 들을 수 있는 만큼 다 들었죠. 갈수록 강의 난이도가 높아져서 3번 이상씩 본 수업도 있었습니다.
아이도 있고, 집안일도 해야 했으니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각오가 돼있었어요.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 되니까, 무조건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우수 수강생이 되면 들을 수 있는 1:1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위해서 정말 온 정신을 집중했습니다. 제 책상에는 “절대 포기는 없다, 이번 위기를 극복하면 뭐든 할 수 있다”라는 표어도 붙여뒀구요.
와, 진심으로 박수를 드리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1:1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얻어내셨는데, 멘토링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1:1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뭐든 더 많이 얻어가겠다는 자세로 최대한 많이 준비해왔어요. 그 덕에 포트폴리오 퀄리티가 쑥쑥 올라갔어요.ㅎㅎ 이전에는 작업물을 기록하듯이 올려둔 형태였거든요. 강사님께서 시각적으로 돋보일 수 있는 구성이나 배치를 알려주셨어요. 바로 입사 지원해도 무리가 없을 수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에게 유용한 포트폴리오 팁 말고도, 취준생으로도 계속 지치지 않도록 이끌어주셨어요. 마지막 과제는 기한을 맞추느라 퀄리티가 많이 떨어진 바람에 포트폴리오에도 넣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강사님께서 계속해보라고 독려해주셨고, 완성할 수 있었죠. 누군가 이끌어주고, 나은 방향을 알려준다는 게 이렇게 큰 힘이 될 줄 몰랐습니다.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수업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브랜딩 작업이 가장 좋았습니다. ‘도자기(pottery)’를 주제로 생각을 도출해서 마인드맵처럼 키워드를 계속 뽑아내고, 무드 보드라고 하는 이미지 보드를 구성했어요. 강의 내용 자체도 굉장히 많았고, 과제도 어려워서 많이 부담됐는데 최종적으로 나온 결과물을 보니 제가 낳은 자식처럼 애정까지 느껴지더라고요.
겨우내 성장을 멈춘 것처럼 보이는 도시 속 가로수는 한여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듯 빠른 속도로 여린 잎을 틔운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생명력이 되살아나는 여름날, 오승희 수강생의 여름도 다시 시작됐다.
여러 곳에서 취업 제안을 얻었다고 들었어요. 첫 취업만큼이나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디자이너로서 일을 계속하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 사람의 디자이너로 존중받으며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나이 들어서도 꿈꾸는 대로 커리어를 다시 잡아나갈 수 있다는 것, 어린 후배분들에게도 좋은 영감이 되면 좋겠어요.
오승희 수강생님께 제로베이스 스쿨은 어떤 의미였나요?
제가 경험한 제로베이스 교육은 ‘현직자의 경험을 사는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말 그대로 리얼 실무죠. 대학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것이 가득 담겨있어요. 그들의 10년 노하우를 사는 것인데, 대학교에 썼던 몇천만원의 비용과 비교했을 때 제로베이스 그래픽 스쿨의 180만원은 정말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로베이스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저는 계속해서 불안한 삶을 살았을 것 같아요. 더 많은 분들이 제로베이스 스쿨을 선택하시고,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갖고 끝까지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로베이스에서는 취업에 대한 불안을 확실한 결과로 맞바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여기,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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