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고민하는 직장인을 위해 #2
여러분의 독서 생활은 안녕하신가요? 2019년 기준, 성인은 1년에 평균 7권을 읽고, 10명 중 4명은 한 권도 읽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해가 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죠. 유튜브,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재밌는 게 넘쳐나는 세상에서 ‘책 좀 읽어볼까’ 고민하며 독서법을 찾아 헤매고 계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일상에서 언제 책이 필요하다 느끼시나요? 일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주변에 도움을 구할 사람이 없을 때, 출퇴근 시간이 무료할 때, 연차만 쌓이는 게 두려울 때, 취업/이직 면접 질문을 준비할 때…. 각자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정신적인 허기’가 느껴질 때라는 것이죠.
하지만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읽은 책은 어떻게 기록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은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보통의 우리보다 “책 좀 읽었다”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고 있을까.
카피라이터라면 독서량이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싶지만, 광고인 박웅현은 ‘다독가’보다는 ‘정독가’에 가깝다고 합니다. 읽다가 멈추어 의미를 되새기고, 본인만의 생각을 더해 해석하고, 책에서 발견한 지혜를 삶에 적용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는 특히 박웅현의 책 <다시, 책은 도끼다>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세간의 평가와는 별개로 본인만의 해석으로 여러 권의 책을 읽어나가는 과정 말이죠. ‘일 년에 몇 권 읽기’라는 독서량 위주의 목적을 세운 사람보다는, ‘천천히 깊게 읽기’라는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 적합한 독서법입니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의 한 줄짜리 감상평 본 적 있으신가요? 몇 시간의 대서사를 한두 문장으로 압축하는 이동진 작가의 능력에 늘 감탄하곤 합니다.
아무튼, 이동진 작가는 <이동진 독서법>에서 책 읽기의 부담을 털어둘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책에 대해 갖고 있는 엄숙주의나 권위 의식, 의무감을 떨쳐버리라고요.
어떤 목적, 이를테면 ‘제대로 질문하기 위해’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갖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저 재밌게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물음을 떠올리게 된다는 거죠. 안 읽히는 책은 굳이 끝까지 읽지 말고 포기할 것. 깨끗이 읽기보다는 바로바로 메모도 하고 밑줄도 막 그으면서 읽을 것. 책을 늘 가까운 곳에 두고, 펴보고, 읽기 싫으면 던져버릴 것. 아주 단순 명쾌한 독서법입니다.
주 4.5일 출근, 도서구입비 무제한! 배달의민족 임직원 복지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시죠? 실제로 배달의민족 구성원은 인당 12만원 정도를 책 사는 데 쓰고 있다 합니다.(2018년 기준) 회사 차원에서 책 읽기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건데요. 그렇다면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이사의 독서법은 어떨까요?
김봉진 대표의 ‘과시적 독서’는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에게 지적 이미지가 필요해 페이스북에 읽은 책을 매일 올리던 것이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있어 보이고 싶어서 읽은 책을 SNS에 올렸는데 그러다 보니 정말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는 것이죠.
과시적 독서는 현대인에게 솔직하고도 현실적인 독서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번 올리던 맛집이나 카페 사진 대신, 읽기 시작한 책 한 구절 업로드해보기. 어떨까요?
세계적으로 걸출한 인재를 배출해내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그곳에선 독서의 양보다는 ‘실천’에 포커스를 맞추어 읽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내가 당장 직면한 문제에 대한 책 10권만을 골라 읽을 것을 강조합니다. 다시 읽지 않는 책은 버리고, 내게 맞는 책만 고를 것. 그리고 읽었으면 행동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수십 권 쌓아놓는 것보다 정말 필요한 책을 10권만 추려서 읽으면 집중도가 올라가고, 실천으로 옮기기도 쉬워지겠죠. 한 챕터, 한 단락을 읽더라도 실천으로 바로 적용할 문장이 나오면 책을 덮고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해보라고 말합니다. 매해 ‘100권 읽기’라는 장황하고 막연한 독서 계획만 세웠던 분들에게 추천드리는 독서법입니다.
앞에서 살펴본 네 가지가 ‘읽기’에 가까웠다면, 이번 초서 독서법은 ‘쓰기’에 가까운 독서법입니다. 정약용은 한 수레에 가득 실린 문서를 한 장짜리로 요약해 정리했다고 하죠. 방대한 내용 중, 핵심이 되는 부분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데요. 읽은 것을 손으로 쓰며 몸으로 이해하는 것. 어떻게 해야 실천할 수 있을까요?
초서 독서법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읽고 나면 먼저 생각을 정리하고, 그 내용에서 취사선택하고, 책에 대한 나만의 견해를 갖춘 뒤 필기해서 간추려놓는다. 실제로도, 눈으로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손으로 기록해야 오래 기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읽고 나서 책 내용을 단순히 따라 쓰는 것이 아니라, 요약하고, 나만의 생각을 가다듬고, 이를 손으로 쓰고, 그것을 하나로 통합할 것. 단순하게 따라하기 쉬운 독서법이라기보다는, 책을 읽고 난 뒤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독서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다섯 가지 독서법을 살펴봤습니다. 천천히 깊게 읽기, 재밌게 읽기, 과시하며 읽기, 딱 10권만 읽기, 손으로 쓰면서 읽기. 어떤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운가요?
*참고 자료
· 박웅현, <다시, 책은 도끼다>, 북하우스, 2016
· 이동진,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위즈덤하우스, 2017
· 하토야마 레히토, <하버드 비즈니스 독서법>, 가나출판사, 2018
· 책읽찌라,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의 "책 잘 읽는 방법"’
* 책 해설 강의 보고, 실무 인사이트 얻어가는 한달한권
* 성장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제로베이스 미디어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