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과 손님

자녀 역할: 주인

by 크느네

음식점에서 주문하고 한참을 기다려도 음식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1. 화가 난다.
2. 걱정된다.


‘화가 난다’라는 것은 손님 입장에서, ‘걱정이 된다’라는 것은 주인 입장에서 생각한 것입니다. 모두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음식점에서 손님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나온 음식을 먹으면 됩니다. 대신 주인은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음식을 준비하거나 가게를 관리하고 지켜야 합니다.

가정은 일을 마친 뒤에 먹고 쉬는 곳, 즉 쉼터입니다. 때때로 공부나 작업을 하는 일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정을 쉼터 혹은 일터로 이용하기만 하는 사람은 손님입니다. 가정을 이용하는 것은 집주인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가정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 내거나 가정을 관리하고 지킬 수도 있어야 진정한 집주인입니다.

자녀가 갈아입을 속옷이 없을 때, “엄마 빨래하지 않고 뭐했어!”라고 화내는 것보다, ‘엄마에게 요즘 무슨 일 있나?’라고 걱정하는 것이 집주인에 더 가깝습니다.

사람이 생활하려면 먹고 입고 자는 의식주가 꼭 필요합니다. 의식주 생활을 하면 항상 지저분한 것이 나오기에 정리(청소) 역시 사람의 필수 생활입니다. 이 두 가지를 합쳐서 ‘의식주정’ 생활이라고 합니다. 이런 의식주정 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람은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부모는 가족의 의식주정 생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장에서 돈을 벌고 집안일을 합니다. 자녀는 부모가 일해 놓은 것을 이용하면서 자기 생존 문제를 해결합니다. 자녀는 자연스럽게 가정을 이용하는 손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피곤하고 귀찮게 직접 일하는 주인 역할보다 구경하고 이용만 하는 손님 역할이 자녀에게 쉽고 편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자녀는 점점 집주인에서 집 손님으로 바뀝니다. 주인이 손님으로 바뀌면 겉으로는 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주인 자리를 빼앗긴 것입니다. 이런 손해를 보며 생활하고 싶지 않다면 자녀는 집주인으로서 자기 자리를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사 시간에 식탁에서 자기 식사만 하고 그냥 가는 것은 손님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자녀는 식사 전에 수저나 물을 놓는 작은 식사 준비라도 함께 하거나 식사 후에 자기 자리나 자기 그릇을 간단히 정리하는 일이라도 해야 합니다. 자녀가 가정에서 자기 수준에 맞는 집주인 역할을 해야 손님에서 집주인으로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녀 스스로 진정한 집주인이 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기가 집주인과 집 손님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이 잘되지 않는 자녀는 손님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이 손님처럼 행동한다고 해서 진짜 손님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짜 주인이 될 수는 있습니다.


가정에서 주인 노릇은 어렵고 손님 노릇은 쉽습니다. 자녀는 자기가 가정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어느새 손님처럼 행동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무늬만 집주인이 아닌 진정한 집주인이 되는 자녀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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