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돈 다른 느낌

부모 역할: 돈

by 크느네

어떤 일이 더 아깝습니까?
1. 부모가 100만 원을 주고 산 청소기가 금방 고장 났다.
2. 부모가 100만 원을 주고 자녀를 학원에 보냈는데 성적이 떨어졌다.


돈 쓰고 손해 보면 괴롭고 후회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런 손해를 봐도 후회가 상당히 적을 때가 있습니다. 바로 자녀 양육에 돈 쓸 때입니다. 부모가 새로 산 비싼 청소기가 이유 없이 금방 고장 났다면 물건을 산 곳에 가서 따지거나 화난 마음에 잠도 제대로 못 잡니다. 그러나 부모가 큰돈을 주고 자녀를 학원에 보냈는데 오히려 성적이 떨어졌다면 ‘그 돈으로 맛있는 것이나 사 먹을걸’이라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원비를 낼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자기보다 더 소중한 존재로 생각할 만큼 자녀를 사랑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기쁨에 더 기뻐하고 자녀의 슬픔과 억울함에 훨씬 더 괴로워합니다. 부모의 이런 특징은 특별히 배우거나 연습해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되면 저절로 나타나는 본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본능은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자녀가 기쁠 때가 아닌 슬플 때입니다.

돈이 부족해 자녀가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교육받지 못했을 때 부모가 느끼는 괴로움은 자녀의 괴로움보다 훨씬 더 큽니다. 이런 이유로 부모는 자녀 의식주 생활과 자녀 교육에 가정의 돈을 무리하게 쓸 때가 많습니다. 자녀에게 가정의 돈을 너무 많이 쓰면 가정을 지키기 어려워집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가정의 돈을 많이 쓰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지만 이왕이면 집과 가족 모두를 위해 골고루 쓰는 것이 더 낫습니다. 가정마다 상황이 다르고 가족 구성원마다 생각이 다르므로 가정의 돈을 쓰고 관리하는 것은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부모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은 썩 좋지 않습니다. 부모 마음대로 가정의 돈을 쓰다가 나중에 돈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피해를 겪는 사람은 가족 모두이기 때문입니다. 가급적이면 가정의 돈 문제는 온 가족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려면 가정 문제를 다룰 때 부모는 자녀를 함께 상의할 만한 사람으로 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5년 후에 더 큰 집으로 이사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면 당분간 저축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녀 교육비를 줄여도 괜찮은지 혹은 이사 계획을 더 늦춰야 하는지를 부모와 자녀가 상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대신 부모가 자녀에게 가정 재산 상황을 너무 자세히 알려 주는 것은 돈 관리를 조금씩 배워 나가야 하는 자녀에게 좋지 않습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부모와 자녀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 문제를 부모 마음대로만 정하면 자녀는 점점 가정 주인에서 멀어집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가정 문제를 가족 모두가 알고 함께 다루어야 부모든 자녀든 가정 주인 역할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녀의 체면을 세워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부모 역할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돈 문제입니다. 부부 사이와 부모 자녀 사이에 많이 다투는 문제 또한 돈 문제입니다. 돈 문제는 가족 모두가 함께 걱정하고 관리해야 이 문제로 다투는 일이 조금씩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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