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관계: 일과 쉼
주부에게 집은 어떤 곳입니까?
1. 일터.
2. 쉼터.
가정에서 자녀가 학교에 가면 학생으로 역할과 관계가 바뀝니다. 주부 역시 가정에서는 부모였다가 일터에 가면 주부가 됩니다. 여기서 서로 다른 점은 자녀는 장소가 바뀌지만 주부는 장소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주부는 가정과 일터 구분이 애매하므로 자기 역할과 관계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사람은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어야 합니다. 가정은 기본적으로 쉼터입니다. 가족 중에 학생과 직장인은 일터와 쉼터 경계가 확실하므로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부는 일터와 쉼터가 같아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주부는 일하는 것과 쉬는 것이 섞인 채로 생활하므로 일과 휴식의 구별이 잘되지 않습니다. 많은 일을 해도 별로 일하지 않고 시간만 훌쩍 지난 것처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 쉬더라도 쉰 것 같지 않아 피곤함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주부는 자기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거나 기운 빠진 사람처럼 생활하기도 합니다.
이런 주부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주부의 일터와 쉼터가 서로 달라져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일은 불가능합니다. 주부의 어려움은 주부 역할을 그만두지 않는 한 스스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결국 가족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주부는 일터를 자기 가정이 아닌 다른 곳으로 바꿀 수 없으므로 쉼터를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끔씩 바꿔 줘야 합니다. 쉬는 날에 가족이 각자 혼자 놀거나 친구와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우리 집의 주부와 함께 가족이 시간을 내어 외출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꼭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족과 함께라면 근처 공원이든 극장이든 집 밖이라면 아무 곳이든 좋습니다.
주부 일은 빠르게 달리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적당한 속도로 달리는 마라톤과 비슷합니다. 마라톤은 달리는 중간에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물을 주는 사람은 작은 물 한잔이라고 생각하지만 마라톤 선수에게는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작은 집안일이라도 가족이 주부 일을 도와주면 주부는 상당히 큰 도움으로 느낍니다. 억지로 돕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마음으로 돕는 일이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어떤 분야든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면 전문가가 됩니다. 직장에서 전문가에게는 계급을 올려 주거나 받는 돈을 늘려 주면서 실력을 인정해 줍니다. 그런데 주부는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일하고 실력 좋은 주부가 되더라도 특별한 계급이나 보상 없이 그대로 주부일 뿐입니다. 그래서 가족이 주부 체면을 따로 세워 주어야 합니다. 주부의 체면을 세워 주는 좋은 방법은 ‘칭찬과 감사 표현을 자주 하는 것’입니다. “맛있어요, 좋아요,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을 주부에게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표현하는 일을 부끄러워하는 가족이라도 자기가 아닌 주부를 위해서 해야 합니다. 주부가 하는 일은 평범하고 당연하게 생각할 만한 일이 많아 칭찬과 감사를 받을 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족의 수줍은 칭찬과 서툰 감사라도 주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주부는 사장님과 직원 역할을 혼자서 번갈아 하는 1인 사업자와 비슷합니다. 다른 사람이 사장님에게 직장 운영을 이래라저래라 간섭할 수 없듯이, 가족 구성원이 주부 일을 명령하거나 가르치는 것은 매너가 아닙니다. 가정일로 주부에게 할 말이 있다면 자기 의견을 내거나 추천하는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자기 가정 형편에 따라 누구든지 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남녀를 따지지 말고 자녀는 어려서부터 다양한 집안일을 하면서 그 실력을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은 싫은 사람을 억지로 모아 놓은 곳이 아닙니다. 서로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이 모인 곳입니다. 가급적 자기 일은 ‘당연한 일’로 여기고 가족 구성원 일은 ‘대단한 일’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자기 일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고 가족 구성원의 일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와 반대로 생각하게 되면 가족을 함부로 대하기 쉽습니다. 사람이 함께 사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조금씩 서로 조심하면서 사이좋은 가정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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