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영희 씨

말 통함과 생각 통함 : 친절한 말하기

by 크느네

영희: “너 요새 가싶남이라며?”

철수: “가시나? 나는 남자인데….”

영희: “아니야, 괜한 말을 했네.”

가싶남은 ‘가지고 싶은 남자’의 줄임말입니다. 철수는 영희 말을 알아듣지 못해서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영희와 철수는 뻘쭘했습니다.


철수가 공부하고 있는데 영희가 와서 숙제를 물어봅니다. 철수는 자기 일을 마저 하고 영희를 도와줄 수 있고, 자기 일을 멈추고 영희부터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든 철수가 매너 없는 행동을 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기가 바쁜데도 영희를 먼저 도와주면 “철수는 친절하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친절은 자기보다 상대방에게 더 맞춰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말해 주는 것이 ‘친절한 말하기’입니다.

말을 할 때 짧게 말하든 길게 말하든 그것은 말하는 사람 마음입니다. 그런데 짧게 말하면 말하는 사람은 편하지만 듣는 사람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길을 물었을 때 제대로 말해 주지 않으면 잘못된 길로 가게 됩니다. 이러면 오히려 대화하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대화할 때 상대방을 위해 좀 더 길게 말해 주는 것은 친절한 말하기입니다.

말을 길게 하는 방법은 높임말을 항상 기억하면서 공식을 외우듯 말하는 것보다 설명을 조금씩 더 붙이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낫습니다. 대답을 하더라도 “응, 그래”보다 “응,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카톡이나 라인 같은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이 간단한 소리만 가지고 대화하는 것과 달리 사람은 수많은 말을 사용하여 대화합니다. 그런데도 사람끼리 대화하다 보면 말만으로는 표현이 부족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말하는 사람이 몸짓(제스처)과 표정을 함께 쓰면 상대방이 훨씬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몸짓과 표정은 말은 아니지만 친절한 말하기입니다.

어린이에게는 최대한 쉬운 표현과 간단한 설명으로, 반대로 어르신에게는 너무 유치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으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초등학생에게 말하더라도 1학년과 6학년을 대할 때는 각각 다르게 말해야 합니다. 어르신에게 말하더라도 남성과 여성을 대할 때는 각각 다르게 말해야 합니다. 이처럼 상대방 수준에 최대한 맞춰서 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가장 좋은 친절한 말하기가 됩니다.

영희가 철수에게 말한 ‘가싶남’이란 표현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요즘 네 인기가 상당히 좋던데?”라고 조금만 친절하게 말했다면 철수가 영희 말을 쉽게 알아들었을 것입니다. 친절하게 말하기는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려고 마음먹으면 자연스럽게 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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