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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우리 편과 상대편

직장인 역할과 관계: 직장 동료

by 크느네
직장에서 수민이는 동기, 상급자(상사), 하급자(부하 직원)와 함께 일합니다. 수민이는 이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해야 할까요?
마냥 좋게만 생각하기도 애매하고, 마냥 싫어하는 마음을 갖는 것도 애매합니다.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면서 실력을 쌓아도 동료 직원이나 손님과 사이가 나쁘면 직장 생활을 계속하기 어렵습니다. 가정에서 부모 자녀 사이는 피로 연결되어 단단합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직장인 사이는 가족 관계만큼 단단하지 않습니다. ‘안 보면 그만’이라는 말이 가정에서는 통하지 않지만 직장에서는 통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 관계는 쉽게 깨질 수 있으므로 직장인 관계를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직장 동기를 대할 때

직장 동기는 처지가 비슷한 동료 직원입니다. 상대방이 상급자도 하급자도 아니라서 부담 없이 이야기하는 사이입니다. 자기가 직장에서 더 인정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직장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 서로 위로하기도 하는 사이입니다. 문제는 직장 동기끼리 경쟁할 때입니다. 직장에서 자기가 동기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없어 동기를 편하고 친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라면 부담이 생겨 동기를 마냥 편하게 대하기 어렵습니다. 자기는 승진하지 못하고 동기만 승진하게 되면 이런 불편함은 더욱 커집니다. 이처럼 직장 동기 관계는 자기 마음속에서 우리 편과 상대편을 왔다 갔다 하는 애매한 관계입니다.


직장은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하기 위해 사람이 모인 곳입니다. 계급이 있어 높은 계급 사람이 자기에게 시킨 일을 하거나 자기가 낮은 계급 사람에게 일을 맡기기도 합니다. 그만큼 직장은 기본적으로 사람 관계가 편하지 않습니다. 완전한 우리 편은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편하게 어울릴 만한 동기가 있는 것이 직장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직장 일로 도움을 주고받기에 만만한 사람도 동기입니다. 상급자(상사)에게 도움받는 것은 불편하고, 하급자(부하 직원)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은 부끄럽습니다. 그러나 동기끼리는 그런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동기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자기도 나중에 도움을 주면 되기에 서로 돕는 일도 할 만합니다. 자존심 내세우면서 동기를 남의 편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이왕이면 내 편으로 여기는 것이 낫습니다. 또한 자기보다 뛰어난 동기를 대할 때 상대방의 대단한 점을 질투하기보다 배우려고 한다면 자기 실력을 키우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직장 동기가 있다고 해서 자신의 직장 생활에 대단한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닙니다. 직장 동기가 없어도 직장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동기가 있으면 직장 생활을 더 열심히 할 만한 자극이 되고, 동기에게 도움을 주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동기가 있는 것 자체로 직장 생활의 외로움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특히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에서는 일하면서 문제가 자주 생기지만 동기 관계에서는 그런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직장 동기를 나쁘게 여기지만 않으면 직장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직장 상사를 대할 때

직장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면 거의 직급이 낮은 사람인 하급자(부하 직원)로서 일하게 됩니다. 상급자(상사)는 자기보다 계급이 높은 사람이며 하급자에게 일을 가르쳐 주거나 일을 지시하고 관리합니다. 학교로 따지면 상사는 선생님과 선배를 섞은 것과 비슷합니다. 상사와 사이가 나쁘면 무조건 힘든 직장 생활을 하게 됩니다.

부모·선생님·학교 선배는 단지 자녀·학생·후배라는 이유로 상대를 마음에 들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장 상사는 단지 하급자라는 이유로 상대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습니다. 하급자가 먼저 상사 마음에 들 만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하급자가 상사 마음에 들려면 직장 일을 매우 잘하거나 성격이 상당히 좋아야 합니다. 상사는 하급자보다 일하는 실력이 훨씬 높기 때문에 하급자가 실력으로 상사 마음에 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상사와 잘 어울리는 성격을 일부러 만드는 일 또한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라도 상사에게 인정받을 만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충성입니다.


충성이란 단어를 보고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옛날 시대 임금과 신하 관계가 아닌 요즘 시대 직장인 관계에서 충성이란 말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말로 들립니다. 그렇다면 ‘충성’을 ‘정성’으로 바꿔도 됩니다. 충성은 ‘진심이 담긴 정성’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충성은 직장 상사가 시킨 일을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직장에 정성을 들이는 것입니다. 자기에게 편하지는 않겠지만 직장에서 인정받고 실력을 쌓으며 상사와 좋은 사이로 지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직장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직장에 가면 그만이다’라는 태도로 직장 생활을 하면 직장과 상사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기 어렵습니다.


하급자는 좋은 상사를 만날 수도 나쁜 상사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자기가 상사를 직접 고를 수 없으므로 사람을 봐가면서 충성할 수는 없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상사를 만나도 직장에선 충성해야 합니다. 분명히 억울하고 괴로운 일입니다. 물론 도저히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면 그 상사보다 더 높은 상급자와 해결책을 찾거나 직장을 그만둬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나쁜 상사라고 해서 하급자가 무례하게 대하는 행동은 옳지 않습니다. 하급자는 배움과 일을 상사로부터 받아야 하기에 그렇게 행동하면 손해가 너무 큽니다. 충성의 대가로 상사와 사이가 좋아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정성을 들였던 사람은 자기 스스로에게 후회가 적을 것입니다.


어느 날 직장인 영수는 가정과 직장에 급한 문제가 한꺼번에 일어났습니다. 만약 영수가 ‘가정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라고 생각했다면 가정일을 먼저 처리하러 갔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직장인이라면 자기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생각했다면 직장 일을 먼저 처리하러 갔을 것입니다. 사실, 두 가지 판단 모두 좋은 결정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수가 직장인이라면 어느 쪽을 선택하든 자기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직장 상사와 의논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직장에는 질서(순서)가 있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상사와 의논하는 것이 직장 생활의 기본 질서입니다. ‘직장 상사에게 말해 봤자 소용없다’라고 생각하고 자기 스스로 일을 결정하는 것은 상사 한 명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 자기 직장 전체를 무시하는 무례한 행동입니다.

나쁜 상사를 만나서 관계가 망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자기 태도가 나빠서 관계를 망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충성하려는 마음과 직장 질서를 지키는 행동을 직장인으로서 보여 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급자에게 상사는 항상 부담스러운 사람입니다. 상사에게 무시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할 때도 있기에 상사는 남의 편처럼 느낄 때가 자주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상사를 내 편처럼 생각하고 직장 생활 하는 것이 낫습니다. 어떤 직장이든 자기 일을 제대로 하면 상사와 꽤나 좋은 사이로 지낼 수 있습니다.



- 부하 직원을 대할 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하급자(부하 직원)가 점점 생깁니다. 상대하기 어려운 부하 직원을 만나면 직장 생활이 괴롭지만 골치 아픈 상사를 만나는 것보단 낫습니다. 그래도 직장에서 다른 직원과 협력할 일이 많기에 부하 직원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하 직원에게 상사는 항상 부담스럽기에 상사로서 부하 직원에게 잘해 줘도 혹은 서먹하게 대해도 상대방은 불편해합니다. 상사는 억지로 부하 직원과 사이좋게 지내려는 것보다 사이가 나빠지는 것만 조심하는 것이 낫습니다. 상사와 부하 직원은 직장 일로 만난 사이입니다. 부하 직원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이가 무조건 나빠집니다. 상사는 부하 직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돕고 부하 직원이 일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직장인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닙니다. 직장 분위기가 좋으면 직장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상사와 부하 직원이 서로 친하게 지내려면 ‘공사 구분’과 ‘매너’를 확실하게 지키는 조건이 필요합니다. 공사 구분은 직장 동료에게 직장 일로만 간섭하고 개인 생활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것입니다. 편하고 친하게 대하면서 부하 직원 개인 생활에 자주 참견하는 상사보다 무뚝뚝하더라도 직장 일과 개인 생활을 잘 구분해 주는 상사가 낫습니다. 상사는 직장 일을 부하 직원에게 시키므로 간혹 상사 개인적인 일을 부하 직원에게 시킬 때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저지르는 무례한 일입니다. 이런 일 외에도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지나치게 많은 일을 시키거나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게 되면 부하 직원이 직장 일을 하는 데 큰 방해가 됩니다. 부하 직원은 자기 하인이 아니라 동료입니다.


직장 상사는 부하 직원이 자기보다 아랫사람이라서 당연하게 내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상사는 자기도 모르게 언제든지 부하 직원을 함부로 대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잘못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면서 하급자에게 계속 나쁜 태도로 대할 수 있는 자리가 상사의 자리입니다. 자칫 부하 직원이 ‘자기 때문에’ 직장 생활이 힘들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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