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
야곱 가문은 요셉이 마련한 이집트 지역에서 대략 400년 동안 살았습니다. 굉장히 긴 시간이 지났습니다. 야곱의 다른 이름이 이스라엘이었기에 야곱 가문 사람은 이스라엘 민족이라 불렸습니다. ‘히브리인’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이스라엘 민족은 자녀를 많이 낳으면서 매우 큰 무리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에서 살았지만 이집트의 종교나 문화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마치 다른 나라의 국민처럼 생활했습니다. 이집트 왕은 큰 무리의 이스라엘 민족이 반역을 일으키거나 다른 나라와 힘을 합쳐 자기 나라를 공격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나라 안에서 사는 국민은 그 나라의 경찰이나 군대의 보호를 받습니다. 나라의 보호를 받는 국민은 나라를 위해 세금을 내거나 나라에서 시킨 일을 해야 합니다. 이집트 왕은 이스라엘 민족을 일부러 약하게 만들려고 성 쌓기, 밭일, 벽돌 굽기 등 매우 힘든 일을 시켰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갈수록 더 많아지자 이집트 왕은 그 민족에서 태어난 남자 아기를 없애라고 명령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한 여인은 자기 남자 아기를 나무상자에 넣고 강가의 풀 근처에 두었습니다. 그 나무상자를 본 이집트 공주는 그 아기를 자기 아들로 삼았습니다. 공주는 아기 이름을 ‘모세’라고 지었습니다.
모세는 자라면서 이스라엘 민족이 고통 속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느 날 모세는 어떤 이스라엘 사람을 괴롭히는 이집트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 일을 알게 된 이집트 왕은 모세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모세는 이집트 왕이 자기를 더 이상 쫓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도망쳤고, 그곳에서 가정을 꾸리며 살았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노예처럼 일하면서 힘들게 살았지만 그 당시 강대국인 이집트 안에서 살았기에 다른 나라의 공격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자기 민족을 크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나라 만들기 계획은 계속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산에서 양 떼를 몰던 모세는 불이 붙었지만 타서 없어지지 않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모세가 나무에 가까이 가자, 나무 사이에서 하나님이 모세를 불렀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집트에서 노예로 갇혀 있는 이스라엘 민족을 탈출시키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일을 위해 모세에게 두 가지 일을 시켰습니다. 하나는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만나 그들을 이집트에서 가나안 지역으로 옮기려는 하나님 계획을 알리고 설득하는 일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이집트 왕에게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떠나는 것을 허락받는 일이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이 시킨 일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망설였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지팡이를 뱀으로 바꾸는 기적과 자기 손을 병든 손과 깨끗한 손으로 바꾸는 기적을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기적으로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에게 자신이 하나님이 보낸 사람임을 증명하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형 ‘아론’을 보내 모세를 돕게 했습니다.
이집트에 도착한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나님이 준 기적을 보이면서 ‘이집트 탈출’과 ‘가나안 이동’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을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모세의 말을 믿었고 하나님에게 감사를 드렸습니다.
모세는 이집트 왕에게 가서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을 요구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를 위해 많은 일을 하면서 나라에 큰 이득을 주었고, 만약 이집트를 벗어난 많은 이스라엘 민족이 다른 나라와 함께 이집트를 공격할 수도 있었기에 왕은 모세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왕은 모세를 곤란하게 만들려고 이스라엘 민족을 일부러 더 괴롭혔습니다. 큰 고통을 당한 그들은 모세를 원망하며 따르지 않았습니다. 모세는 왕은 커녕 이스라엘 민족조차 자기 말을 따르지 않자 크게 실망했습니다.
하나님은 실망한 모세에게 앞으로의 일을 자세히 알려주면서 모세가 당황하지 않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집트에 10가지 재앙을 내리면서 자신이 진정한 신이라는 사실과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하려는 의지를 왕에게 확실히 보였습니다. 그 10가지 재앙은 피, 개구리, 이, 파리, 전염병, 피부병, 우박, 메뚜기, 어둠, 첫째의 죽음이었습니다. 10가지 재앙을 겪은 이집트 왕은 마침내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나가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대략 200만 명의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를 빠져나갔습니다. 이날을 기념하는 이스라엘 명절을 ‘유월절’이라고 합니다.
만약 이집트 왕의 허락 없이 모세가 수많은 이스라엘 민족을 데리고 무사히 이집트를 떠나려고 했다면, 많은 사람과 함께 몰래 이집트를 빨리 빠져나가거나 이집트 군대와 싸워 이겨 당당히 나가야만 했습니다. 둘 다 현실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람이 감히 따라 할 수 없는 기적을 이용하여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집트 왕은 이스라엘 민족을 놓아준 것을 금세 후회했습니다. 왕은 곧바로 군대를 이끌고 그 뒤를 쫓았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홍해’ 바다 앞에서 자신을 쫓는 이집트 군대를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지팡이를 들어 바다를 가리키라”라고 지시했고 모세는 그 말을 따랐습니다. 큰바람이 불면서 물이 갈라지고 마른 땅이 나타나 이스라엘 민족은 바다를 건넜습니다. 모세가 다시 손을 뻗자 바다가 합쳐지면서 그들을 뒤쫓던 이집트 군대는 바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를 완전히 탈출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모세와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많은 문제가 남아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먹일 음식 문제, 가나안 땅을 얻기 위한 전쟁 등 그들 스스로 감당하기 불가능한 여러 가지 힘든 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원래 목적지였던 북쪽 가나안 지역이 아닌 남쪽 시내산 지역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이동시켰습니다. 하나님은 그곳에서 그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자세히 알리고 준비시키려고 했습니다.
이동하는 사람은 그 수가 매우 많았고 이동하는 길은 대부분 사막이거나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음식과 물이 필요했습니다. 대략 200만 명이 먹을 음식과 물을 메마른 땅에서 얻는 것은 사람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그들은 어려움이 닥치자 지도자 모세를 원망했습니다.
하나님은 작은 과자의 일종인 ‘만나’와 작은 새 ‘메추라기’를 음식으로 주었습니다. 그 대신 몇몇 사람이 많은 양을 가져가 다른 사람들이 못 먹는 일이 없도록 하나님은 하루가 지난 음식을 썩게 만들어 음식 저장을 막았습니다. 하나님은 아담의 선악과 사건 때 “사람은 일해야 먹을 수 있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만나와 메추라기 사건은 그 명령에 어긋나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굉장히 특별한 혜택을 주면서까지 그들을 보호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지팡이로 바위를 치라고 명령했습니다. 모세가 지팡이로 바위를 치자 바위에서 물이 나왔습니다. 하나님은 바위가 아닌 하늘의 비로 직접 물을 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모세를 거쳐서 기적을 행했습니다. 이를 본 이스라엘 민족은 모세가 꼭 필요한 지도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의 체면을 세워 주어 지도자 역할을 감당하게 도와주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를 떠난 지 3달 만에 시내산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앞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해야 할 일을 정식으로 알렸습니다. 그 일은 제사장 나라를 만드는 것과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출애굽기 19장, 시내산에서 하나님 명령>
제사장은 하나님에게 드리는 제사를 관리하면서 하나님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사람입니다. 주로 하나님 말씀을 알리고 가르치면서 하나님 은혜를 사람이 제대로 받도록 돕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제사장 나라는 하나님과 세상 모든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나라, 하나님을 온 세상 사람에게 제대로 가르치는 나라, 하나님 은혜를 받아 세상 모든 나라에 전달하는 축복의 통로 나라로 볼 수 있습니다.
거룩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서 하나님 쪽으로 점점 다가가면서 사람과 구별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거룩한 백성은 죄의 길에서 점점 벗어나 은혜의 길로 다가가는 사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 때부터 준비했던 나라 만들기 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했습니다. 하나님은 제사장 나라 만드는 일을, 이스라엘 민족은 거룩한 백성이 되는 일을 맡았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을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려고 여러 가지 ‘율법’을 주었습니다. 율법은 사람이 아닌 하나님이 만든 법을 주로 뜻합니다. 율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십계명이었습니다. 다른 율법과 달리 십계명은 하나님이 직접 글로 써 주었습니다. 글을 두 눈으로 보면서 대대손손 잊지 말고 지키라는 뜻이었습니다.
십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사람 사랑에 관한 율법입니다.
십계명에서 하나님 사랑 명령은 ‘우상 숭배를 하지 않는 것과 안식일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상 숭배는 선악과 사건에서 하나님이 죄로 보았던 일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하나님을 위해 자기가 희생하고 수고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하나님을 일부러 거부하거나 하나님을 함부로 대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되는 것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모든 요일이 아닌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쉬면서 하나님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하나님이 준 은혜에 감사하고 자기 죄를 반성하며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생활한다면 바람직한 하나님 사랑이 됩니다.
십계명에서 사람 사랑 명령은 ‘부모를 공경하는 것과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 것’입니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자녀가 부모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자기 인생길을 제대로 가면 되는 일입니다. 또한 자녀가 남이 아닌, 자기 부모를 사랑하는 일은 충분히 할 만한 일입니다.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 것은 ‘살인, 성폭행, 불륜, 도둑질, 사기’를 저지르지 않는 일입니다. 사람이 심각한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린아이조차 아는 일입니다. 사람이 부모나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으면 사람 사랑 율법을 자연스럽게 지키게 됩니다. 거기에 자기 능력 안에서 주변 사람을 조금씩 돕는 일까지 더한다면 더욱 좋은 사람 사랑이 됩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특별히 선택하고 그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면서 맡긴 임무는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사장 나라의 거룩한 백성이 되는 것은 하나님과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일, 즉 죄짓지 않는 일이 핵심이었습니다. 사실상 선악과 사건, 가인 아벨 사건을 하나님이 또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명령을 따르는 사람에게 큰 은혜를 준다고 약속했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큰 은혜)를 베푸느니라. <출애굽기 20장, 하나님의 큰 은혜 약속>
이제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지역에서 나라를 세우고 할 일은 죄짓지 않고 살면서 큰 은혜를 받는 것이었습니다. 큰 은혜를 받는 나라가 되어 다른 나라의 좋은 본보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도 그것을 보고 죄의 길에서 벗어나 은혜의 길을 따라가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그 은혜를 세상 모든 나라에 제대로 가르치고 전해 주는 축복의 통로 나라, 제사장 나라가 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시내산에서 약 1년 동안 머물다가 가나안 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들이 가나안 지역 근처에 도착하자 하나님은 모세에게 12명의 정탐꾼을 보내라고 명령했습니다. 정탐꾼 12명은 가나안 땅이 식물이 잘 자라는 좋은 곳이며, 그곳 사람이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돌아왔습니다. 정탐꾼 중 ‘갈렙’과 ‘여호수아’는 하나님이 그 땅을 우리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지만 나머지 정탐꾼은 적이 두려우니 이집트로 돌아가자고 말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집트에서 오랫동안 노예처럼 일만 하던 사람들에게 그것도 사기가 떨어진 상태에서 전쟁을 명령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를 탈출하는 과정과 메마른 땅에서 생존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기적을 굉장히 많이 경험했었습니다. 그 때문에 가나안에서 나라를 세우는 일 또한 하나님의 기적을 믿고 따르는 것은 충분히 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수많은 기적을 직접 경험하고도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오랫동안 준비했던 하나님 계획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려는 이스라엘 민족의 행동은 하나님에게 매우 무례한 태도였습니다.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 민족은 40년 동안 사막에서 떠돌게 되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 사이에 있으면서 하나님의 지시를 따르고 사람들을 보살피는 역할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모세의 역할 중 주된 일은 이스라엘 민족의 잘못으로 하나님이 화낼 땐 하나님에게 엎드려 자비를 구하고, 사람들이 불안해할 땐 그들에게 엎드려서 달래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지도자는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명예가 있지만 큰 책임과 많은 고달픔도 있습니다.
자기가 큰일을 맡고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으며 사는 것도 좋고, 작은 일을 맡고 소소하게 행복을 누리며 사는 것도 좋습니다. 다만 자기 지위가 높아질수록 자신과 관련된 많은 사람을 위해 끊임없이 고개를 숙이는 것과 자신의 무거운 역할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게 하나님 은혜를 끊임없이 구하는 것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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