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의 당부
40년 동안 메마른 땅에서 떠도는 생활이 끝나고 모세는 하나님 명령에 따라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삼았습니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아들이 아니라 비서처럼 모세를 돕는 보좌관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지역에 도착할 때까지 그들을 이끌며 격려하는 것이 모세의 임무였다면, 가나안 지역을 차지할 때까지 그들을 이끌며 전쟁하는 것이 여호수아의 임무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지역으로 들어가려면 ‘요단강’을 건너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흐르는 강물을 멈추게 했고 그들은 강을 무사히 건넜습니다. 부모 세대가 홍해에서 하나님의 기적을 체험했듯 자녀 세대 역시 하나님의 기적을 직접 체험하면서 하나님을 믿고 나아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집트에서 나온 이스라엘 민족은 그동안 계속 허허벌판에서 살았습니다. 그런 땅은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지 못하기에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어 먹거리를 얻지 못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이 계획한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임무가 있었으므로 하나님은 일하지 않아도 먹고살 수 있게 만나라는 특별 혜택을 주었습니다. 그들이 요단강을 건너고 떠돌이 생활을 끝내자 하나님은 만나를 더 이상 주지 않았습니다. 이 땅을 차지하고 일해서 먹고살라는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가나안 정복의 첫 목표는 여리고 성이었습니다. 여기서 성은 왕이 사는 집이 아니라 성벽이 있는 도시를 뜻합니다. 여리고 사람들은 도시 앞에 나타난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여리고 사람들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과 함께 한다는 사실에 몹시 두려워하며 성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여리고 도시를 차지하려면 돌로 된 성벽을 무너뜨려야 했습니다. 돌벽은 쇠가 아닌 돌로 파괴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큰 돌을 던지는 투석 기계가 필요합니다. 그런 기계가 없는 이스라엘 민족이 여리고를 함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여리고 성을 일주일 동안 매일 돌라고 했습니다. 사람의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명령이지만 그들은 그 명령을 따랐습니다. 마지막 날에 그들은 성벽을 향해 소리쳤고 하나님의 기적으로 성벽이 무너졌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사기가 떨어진 여리고 성을 단번에 정복했습니다.
그 후로 하나님은 많은 전쟁에 함께 하면서 이스라엘 민족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그들은 가나안 지역의 31개 도시를 얻으면서 가나안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하나님은 차지한 가나안 땅을 야곱의 12 아들 가문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중 요셉 가문은 요셉의 아들 ‘에브라임’, ‘므낫세’ 2개 가문으로 정하고 땅을 나누었습니다. 요셉은 야곱의 11번째 아들이지만 그 업적이 매우 커서 후계자로 인정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의 아들 중 ‘레위’ 가문은 땅을 정식으로 받지 못했습니다. 레위 가문은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하나님의 일만 도왔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가문은 각각 받은 땅에 가서 살았고, 레위 가문은 뿔뿔이 흩어져 다른 가문과 함께 살면서 제사장과 교사 역할을 맡았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도피성’이라는 곳을 특별히 만들게 했습니다. 도피성은 고의가 아닌 실수로 사람을 해친 사람이 죽임당하지 않고 계속 생활할 수 있는 도시였습니다. 오늘날의 감옥과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일이 매우 복잡하고 오묘하여 사람이 고의가 아닌 실수로 죄지을 수 있고, 자기가 죄짓지 않아도 다른 사람 때문에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도피성을 통해 알려주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후손을 선택하여 우리나라 강원도와 비슷한 크기의 가나안 지역에 이스라엘 나라를 만들었습니다(강원도-약 17,000㎢. 이스라엘-약 20,000㎢). 하나님은 그 나라의 경계선까지 일일이 정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이 일부러 작은 나라에서 살게 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가나안 정복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희생을 최대한 줄였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나라가 하나님을 핑계로 제국으로 확장하여 많은 나라를 괴롭히며 죄짓는 일을 미리 막았습니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좋은 후계자였으며 바람직한 지도자였습니다. 좋은 후계자를 만나는 것은 자기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기에 모세는 하나님의 큰 은혜를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세처럼 대단한 사람의 뒤를 잇는 것은 후계자로서 부담이 많이 드는 일입니다. 그러나 여호수아는 자기 할 일에 집중하면서 맡은 역할을 성실하게 감당했습니다.
여호수아는 백성에게 죄짓지 말고 은혜의 길을 가면서 제사장 나라의 역할을 다하라고 부탁했습니다. 만약 죄의 길을 가면 선택받은 나라와 백성이라도 멸망하게 되어 나쁜 본보기가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지도자로서 죽을 때까지 백성을 올바른 길로 가르쳤습니다.
(만약 죄를 지으면) 너희의 잘못과 죄들을 사하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여호수아 24장, 여호수아의 유언>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탈출부터 이스라엘 건국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그 여호수아가 자기 인생 마지막에서 내린 결론은 열심히 노력하면서 대단한 업적을 남기는 삶이 아니라 죄짓지 않는 삶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은혜를 받는 조건으로 어렵고 힘든 삶을 요구한 적이 없었습니다. 단지 사람이 죄를 저지를 때만 사람에게 간섭하고 벌을 주었습니다. 하나님이 바라는 사람의 삶은 죄짓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죄에서 점점 멀어질수록 하나님 은혜에 점점 다가갈 수 있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과연 하나님 은혜를 받을 수 있을까?’라고 자신을 하찮게 여기지 말고, ‘죄에서 벗어날수록 나 같은 사람도 하나님 은혜를 받을 수 있어’라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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