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 수세미

[쉼 수필]

by stamping ink

십 년 차가 되는 아파트로 이사 오는 집들은 노후된 집안의 리모델링 공사도 함께 하곤 한다.

이사 철이 되고 여러 집이 연거 푸어 이어지는 공사에 동주민들은 소음에 날카로워졌다. 엘리베이터 안내판에는 시끄럽다는 항의의 글을 무명으로 남긴 주민들도 생겨났다.


휴일에도 들려오는 시끄러운 공사 소음을 피해 외출 마치고 로비리베이터를 기다렸다. 내려오고 있는 엘리베이터 앞의 사람들과 섞여있다가 문득 한동안 꺼내오지 않은 우편물이 생각났다.


은색으로 번쩍이는 우편함 속에는 화려한 광고지와 공과금 용지가 에 잡혔다.

정리 삼아 모조리 꺼내렸는데 뭔가 묵직한 것이 우편함 깊이 끌려왔다.

우편함 안 쪽에는 아크릴실로 만든 예쁜 꽃 모양 수세미가 대롱대롱 매달려 나왔다.


'얼마 전 ××층 ×호에 이사 온 세대주입니다.

저의 부모님께서 이사 올 아파트라 어르신들이 사시기 편하게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빨리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날씨와 공사일정의 변경으로 늦은 시간에 불편함을 드려 죄송합니다.

어머니께서 죄송함에 손수 만들어주신 수세미를 나눠드리고 싶다 하셔 수세미와 방역마스크를 담았습니다.

불편에 비하지는 못하겠지만 좋은 주민으로 다시 만나 뵙고 싶습니다.'


복사한 것도 아닌 한 글자씩 적어 내려 간 글씨 수세미가 온정을 품고 있었다.


수세미를 손에 쥐고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몇몇 주민의 손에도 나처럼 꽃무늬로 정성스레 뜬 아크릴수세미가 손에 쥐여있는 것이 보였다.


현관을 열고 밀린 집안일이 보였다. 아침에 쌓아 두었던 그릇이 보였다.

쥐고 있던 아크릴 꽃무늬 수세미에 거품을 묻혔다.

몽글거리며 올라오는 거이 올랐다.

한동안 집안을 울리던 공사 소음에 예민던 마음의 색 르신들의 마음과 늦은 진행에 진땀 빼고 있었을 자식들의 마음의 색이 전해졌다.

이해의 색은 오해를 지우고 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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