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산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날이다. 귀갓길에 서슬 퍼런 달빛과 칼바람을 맞으며,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보았다. 그에게 썰매보다 차가 낫지 않을까? 그에게 시동 한 번에 전 세계를 갈 만큼 장거리를 뛸 수는 차가 있다면? 그런 그가 차량등록을 한다면?
이를 위해, 그에게 어떤 차를 추천할 수 있을까? 2024년 현재 전 세계 차량등록대수는 약 18억 대다. 이 중 70%가 승용차, 20%가 버스와 트럭, 9%가 이륜차이며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가 1%를 차지한다. 이 중 필자는 산타에게 가장 인기 없는 차를 추천하려고 한다. 바로 수소차다.
수소차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여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아울러 깔끔하다. 연소 후 배기가스 대신 물이 나온다. 때문에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한 산타에게 수소차는 더할 나위 없는 차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산타가 보여줬던 탄소중립 주행은 수소차의 친환경성과 맥이 통한다.
수소차 기술은 어디까지 올라왔을까? 사실 수소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한국에 등장했다. 현대자동차에서 내놓은 넥소가 그 시작이다. 대량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판매가 가능한 단계를 기술성숙도 9단계로 보는데, 10여 년 전 수소차는 이미 이 단계를 달성하여 상용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수소차는 2024년 현재 전 세계 차량등록대수의 1%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로는 인프라 부족과 낮은 경제성을 꼽을 수 있다.
수소차도 내연기관차처럼 운행 중간에 연료를 채워줘야 한다. 이를 위해 수소충전소가 필요하다. 주유소처럼 필요한 곳에 세우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문제는 경제성이다. 한국의 경우, 수소충전소 1개당 건설비용이 3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일반 주유소는 1~2억 원 수준이다. 최대 30배 차이다. 아울러 수소와 원유의 가격차도 상당하다. 24년 12월 기준으로 수소 1kg은 전국 평균 1만 원 수준이며, 휘발유는 리터당 1,600원, 경유는 리터당 1,500원 수준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현재 글로벌 각국은 수소차의 전후방 산업에 대한 파급력과 친환경성에 가치를 두고 이러한 현안을 본격적으로 극복하려는 모양새다. 먼저 수소차 산업은 2050년까지 수소충전소 4만 6천 개와 청정수소 생산능력 연간 5천만 톤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대형 화물 트럭 등의 상용차 운용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수소상용차 연료와 엔진의 기술 수준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트럭(연료전지 사용 O, 현재 기술성숙도: 8, 실증 단계)과 직접수소 내연기관 트럭(연료전지 사용 X, 현재 기술성숙도: 4~6, 프로토타입 단계)의 기술 고도화를 목표하고 있다.
내년도 수소차 산업의 방향성은 이전보다 더욱 명확해진 것으로 보인다. 상용차 위주의 연료·엔진 기술 고도화, 수소충전소 인프라와 청정수소 공급망 확충. 수소차 산업이 이러한 선택을 한 배경에는 수소가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안보 확립, 전후방산업에 대한 신산업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산타는 올해도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먼 길을 떠난다. 그의 여정이 쾌적하길 바라며 깨끗하고 오래가는 수소차를 권해본다.
IEA(2015). Technology Roadmap - Hydrogen and Fuel Cells. IEA.
WEF(2024). Net-Zero Industry Tracker 2024 Edition. WE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