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진짜 리스크는 여름이다.

by 김영남 Zeroman

기업이 겪는 계절을 우리는 흔히 한 가지로만 표현한다. 겨울. 경기가 좋지 못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그래서 기업은 이 계절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두려움의 계절이 바뀔 듯하다.


오늘은 기업이 겪는 기후리스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요즘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이슈는 극한기후다. 너무 춥거나, 너무 더워서 예전에는 겪지 않았던 일들이 하나둘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크게 물리적리스크와 전환리스크 두 가지로 구분한다. 물리적리스크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추가 부담을, 전환리스크는 저탄소 전환을 위한 부담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물리적리스크는 급성과 만성으로, 전환리스크는 정책/법률, 기술, 시장, 기업평판으로 세분화한다.


산업별 물리적리스크 분류 (BCG, 2023)


기업이 실제로 겪는 계절은 물리적리스크에서 도드라진다. 산업계는 공통적으로 겨울보다 여름과 관련한 리스크를 더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가뭄, 홍수, 열대 저기압, 고온 등의 리스크는 대개 여름에 발생하는 리스크다. 이들 리스크는 기업으로 하여금 조업 중단과 시설 피해, 관련 대응을 위한 시설 구축 등의 부담을 안긴다. 여름발 리스크는 만성화할수록 그 파급력을 더욱 확장한다. 이를 테면 홍수가 산림을 훼손하여 나무가 줄어들어 탄소흡수량이 줄어들고, 흡수되지 못한 탄소가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화하여 빙하를 녹이고, 해수면을 상승시켜 기업의 시설 피해를 야기하는 식이다. 그렇다. 사실상 급성리스크는 만성리스크의 전조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이 겪는 혹은 겪을 리스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저탄소전환을 위한 부담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환리스크라고 부르는 이 유형에는 대표적으로 탄소배출권 구매 부담, 저탄소기술 투자, 친환경에너지 도입, 소비자와 투자자의 제품 저탄소화 요구 등이 있다. 이 리스크는 물리적리스크보다 시계열이 더 길다. 설비투자(CapEx) 측면에서 대응을 더욱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저탄소전환을 위해서는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단/장기 기후리스크 심각도 순위 (WEF, 2024)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기후리스크 대응을 포기할 수 없을 듯하다. 극한기후 관련 이슈는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극한기후 관련 이슈는 향후 2년 내 2건, 10년 내 5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살펴보아야 할 것은 2건과 5건이 아닌, 이들의 파급효과다. 이들 이슈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극한기후는 티핑포인트 도달을 야기하며 그 과정에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를 무너뜨린다. 이로 인해 목재, 수자원, 식량자원 등이 고갈된다. 이러한 일련의 환경 문제는 경기침체로 귀결한다.


환경리스크와 경기침체의 상호연결성 (WEF, 2024)


결과를 바꾸기에는 늦은 걸까? 그렇지 않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티핑포인트는 아직 오지 않았다. 돌이킬 시간이 있다. 둘째, 아직 이 계절을 인지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 위험을 인지하고 두려워하여 벗어날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그 시작은 겨울의 한복판에서 여름을 깨닫는 것이다.








BCG(2023). Coming to Grips with Corporate Climate Risk. BCG.

WEF(2024). The Global Risks Report 2024. W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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