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여름

by 영원



읽기 싫은 두꺼운 책처럼 지루한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어렸을 때는 얇은 동시책 같은 여름이었는데,

나이가 들 수록 점점 두꺼운 여름이 되는 느낌이다.

지구 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진 이유도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여름을 보내는 것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느낌이라 더 길게 느껴진다.

읽기 싫은 두꺼운 책은 한 자 한 자 읽으면 더 힘들다.

남은 여름은 휘리릭 빨리 읽어야겠다.


어린 시절 얇은 동시책 같은 여름은 한 자 한 자 읽었던 생각이 난다.

동생들이랑 수박 먹으며 수박씨 뱉던 모습,

방학이 끝나간다며 서둘러 숙제하던 모습,

잠자리를 잡던 모습,

한 자 한 자 읽은 덕분에 장면장면 기억에 남는다.

장면장면이 남아 동시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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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 지루한 여름도 몇십 년 후엔

장면장면 남는 동시책이 될 것 같다.

세월이 흘러 내가 할머니가 된다면

이 여름을 동시로 기억하겠지..


휘리릭 읽어 버리려고 했는데

지루해도 장면장면 기억해야겠다.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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