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와 깔깔깔

30년 친구들과~

by 영원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3명의 친구들과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만나고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코로나19 때 등 만나기 어려웠을 때는 2,3년을 만나기 힘들었지만 3년 만에 만나도 어색함은 없다. 지금은 각자 사는 동네도, 삶의 모습도 다 달라졌지만 우리는 항상 중학생 그때로 돌아간다.


비가 유난히도 많이 온 날, 새벽에 치는 천둥소리를 들으며

'와.. 약속에 못 가는 거 아니야...' 하며 다시 잠을 청했다. 아침에도 여전히 비가 오고 있었지만 안양으로 향했다. 다른 그녀들은 약속을 취소할 사람들이 아니다. (극 I인 나는 약속이 있다가도 취소가 되면 은근히 좋다. 집에서 쉴 수 있어서 ㅎㅎ)


이번 우리의 음식은 즉석떡볶이였다. 중학교 하굣길에 허름한 포장마차에서 떡볶이에 오징어 튀김을 섞어서 먹곤 했는데 30년이 지났는데도 떡볶이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신기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수록 분식류를 다른 사람과 나눠 먹는 일은 드문 일이다.

아이들 학부형들을 만나거나, 전 직장 지인들을 만나도 오전이면 브런치, 점심에도 양식 등을 먹는 일이 많다.


떡볶이를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나 이번에 5년 만에 건강검진을 했어.. ㅎ"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데? ㅎ"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냐'는 말은 30년 친구니깐 할 수 있는 말이다. 그 말을 듣고 깔깔깔 웃었다.

"진짜 무슨 자신감이냐~"


빨간 양념에 달달한 맛이 나는 떡볶이를 다 먹고는 밥도 볶아 먹었다.

"우리 이젠 이렇게 먹으면 안 될 나이다" 하면서 숟가락은 바쁘다.


2차로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집에 가면서도 할 말을 다 못 했다고 아쉬워하며 다음에 또 보자고 헤어졌다.

다들 멀리 살기도 하고 각자의 삶이 있기에 자주 못 만나는 걸 알기에 더 아쉽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대할 때 어떤 계산이나 사심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는 관계가 흔치 않다.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기뻐해주는 일도 쉽지 않다. 이 친구들이 그렇다. 그래서 극 I인 나도 돌아오는 길에 힘을 받고 돌아온다.


그날은 40대가 아니라 10대의 우리 같은 모습으로 수다를 떨었다. 내용이 달라졌을 뿐..

앞으로 50년은 더 각자의 삶을 살다가 중학생으로 돌아가 '깔깔깔' 웃을 수 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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