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의 기억 : 관계의 힘

독박육아 생존기 : 아들 키우기 팁 대공개

by 영원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억에 남는 좋은 행동이나, 말이 그 관계를 이어갈 때 힘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남자들의 경우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때 옆에서 묵묵히 지켜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에 툴툴거리다가도 그 기억으로 다시 다정함을 되찾을 때가 있고,

독립하려는 자녀에게 '네가 원하는 길을 가라, 나는 늘 네 편이다.'라고 해준 한마디가 평생 힘이 될 때가 있다.

친구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친구 사이에서 소외되고 있을 때 나를 챙겨줬던 사소한 행동 하나 때문에 나중에 그 친구에서 몇 배로 되돌려 도움을 줄 때도 있다.


이처럼 모든 인간관계에서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그 관계를 이어갈 때 힘이 되는 것을 난 '한 방'이라고 부른다. 모든 인간관계에 진실함과 '한 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 올라가면서 심경의 변화가 있어 보였다.

본인도 느끼는 듯했지만 그 감정이 무엇인지 헷갈려하는 것 같았다.

난 사춘기가 오기 시작하려나 보다.. 하는 생각에 조금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들이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타던 자전거가 있었지만 이젠 못 타게 되어 당근에 나눔을 한 상태였다.

당장 자전거가 없어서 따릉이를 한번 타보기로 했다. 따릉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 다루기에는 아무래도 좀 무겁기도 했고 아들도 멋진 자전거가 타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자전거를 사달라는 아들과 함께 삼천리자전거에 가서 자전거를 샀고,

6학년 봄 2개월을 아들은 삼천리자전거, 나는 따릉이로 일주일에 세네 번을 열심히도 자전거를 탔다.


아라뱃길 끝까지 가면 컵라면을 먹을 수 있는 작은 트럭 아저씨가 계셨다.

그곳까지 가서 라면을 먹는 것이 아들은 무척 좋았던 것 같다. 열심히 달려서 아라뱃길까지 가면 좋아하는 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게 퀘스트를 깨는 기분이었을까?

난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았던 탓에 체력이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를 따라다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두 달 동안 열심히 같이 다녔다.

엉덩이에는 멍이 들고 살도 2킬로가 빠졌었다.

봄이라 한강변을 달릴 때면 날파리들이 달려들어 날파리를 먹기도 하고 눈에도 들어가기도 했다.

그렇게 두 달을 열심히 타더니 이젠 싫증이 났는지 아들은 서서히 자전거 타자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들이 중3이 된 어느 날 아들이 말했다.


"어머니, 저 6학년 때 같이 자전거 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마음이 뭔가 복잡했는데 어머니가 같이 자전거 타주셔서 잊어버릴 수 있었어요."

"아! 그때 ㅎㅎ 엄마 그때 엉덩이에 멍도 들었었잖아~ 그래도 재미있었지?"

"아빠 있는 애들도 하기 힘든 경험인데 어머니 힘들었을 거 같아요. 평생 기억에 남을 거 같아요"


어릴 때부터 데리고 다니면서 놀러 다닌 건 오히려 기억을 못 해도 저 추억은 기억에 남는 듯하다.


그 당시에는 '아들 기억에 평생 남게 해야지' 하는 마음 같은 건 없었다.

이왕 자전거 타는 거 운동한다 생각하고 아들이 좋아하면 됐지 뭐.. 하는 생각이였다.

두 달이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나도 놀았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하니 그 시간이 '아들에겐 한방의 기억이 되었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서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도 있고, 서로 오해로 서운 할 때도 있다.

엄마인 내가 일방적으로 큰소리가 나갈 때도 있다.

엄마도 사람인지라 항상 좋은 모습, 올바른 모습만 보일 수는 없다.

서운한 감정과 화가 나는 상황 속에서 아들은 문득 저때의 기억을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부모에 대한 '한방'의 기억이 있으면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


평생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해 주면

아이들이 부모와 잠시 멀어지더라도 다시 돌아올 것을 믿는다.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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