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낮잠

by 영원


늦잠을 자고 일어난 일요일 아침, 온 가족이 교회 갈 준비를 하고 교회에 갔다 오면 오전이 지나간다.

점심때쯤 다 모인 가족들과 급하게 준비한 점심 식사를 한다.

잔뜩 쌓인 설거지를 하고 교회 가기 전 돌려놓은 빨래를 널고 청소기 돌리면 3시다.

그때부터 눈이 피로하다.


"아니 평소보다 아침에 더 잤는데 왜 졸리지?" 하며 눈을 비비며 버텨 보지만 30분 만에 항복이다.


"엄만 자야겠다~"하며 거실 카펫 위에 이불과 베개를 가져와서 눕는다.


왠지 낮잠은 거실에서 자야 더 꿀잠이다.

낮잠은 신기하게 딱딱한 바닥에서도 금방 잠이 든다.


잠결에 아이들 소리도 들리고 물소리도 들리지만 바닥이 끌어 당기 듯한 느낌이 들며 잠 속으로 빠져든다.

40분 정도 자고 티브이 소리에 눈이 떠졌다. 눈을 뜨면 다시 엄마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40분의 일요일의 낮잠은 한 주의 피곤함을 씻어내주는 시간인 동시에 다음 주를 살아갈 체력과 마음을 채워주는 시간이다. 평소에 낮잠을 즐기지는 않지만 일요일 오후의 낮잠은 나에게 휴가 같은 의미가 있다.

주부로 살면서 모든 시간이 내 시간 같지만, 모든 시간이 내 시간이 아니기도 하다. 엄마로 아내로 주부로가득 찼던 나의 삶 속에 잠깐의 일요일 낮잠이 한 주를 주부로 살아온 시간 속 쉼표 같은 순간이다.


눈을 뜨면 다시 주부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저녁을 준비하고, 월요일 등교하는 아이의 교복을 챙기고, 다음 주 중요한 일을 생각해 본다.


"엄마 시장 갔다 올게~~" 하며 남은 하루를 다시 시작한다.






사진출처(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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