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작은 꽃집이 있다. 아이의 졸업식이나 지인의 세례식 축하 꽃다발을 준비할 때 이용하곤 하던 곳이다. 그렇게 매일 지나다니는 그곳을 오늘도 간단히 장을 보고 오면서 지나가게 되었다.
오늘따라 갑자기 꽃 향기가 '훅' 들어왔다. 의식하지 않고 걷던 그 길에서 진한 꽃 향기에 고개를 돌려 꽃집을 바라보았다. 눈이 멈춤 그곳에는 "향기 가득한 프리지어"라는 푯말과 함께 프리지어 꽃다발이 담겨 방끗 웃고 있었다. 참 탱글탱글하고 싱싱해 보이는 꽃다발이었다.
나에게 '훅'들어왔던 그 꽃냄새가 프리지어만의 향기는 아니었을 텐데, "향기 가득한 프리지어"라는 푯말을 보자 그 모든 향이 프리지어 냄새 같아서 홀리듯 꽃집으로 가서 프리지어 한 다발을 고르고 있었다.
적당히 아직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은 다발 하나를 골라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프리지어 하시겠어요?"
하이톤의 친절한 음성이 진한 꽃 향기와 함께 귀와 코에 닿는다.
"네~얼마인가요?"
"육천 원입니다~"
짧은 대화 후 사장님은 투명 포장지를 꺼내어 한 다발을 정성스레 포장해 주셨다. 무심한 듯 손에 들고 나왔지만 내 마음은 이미 집에 가서 작은 꽃병에 옮겨서 어디에 둘까? 하며 꽃망울을 터트린 꽃의 향기를 맡고 있었다. 작은 꽃망울에서 진한 향기가 난다.
프리지어는 다섯 살 소녀 같다. 이른 봄 같기도 해서 개나리와 친구 일 것 같다. 모든 꽃망울을 터트린 꽃다발은 열 살의 소녀 같기도 하다. 일주일쯤은 우리 집에서 꽃망울을 하나씩 터트리며 피고 질 것이다. 그럼 난 일주일을 눈길로 손길로 프리지어에게 정성을 줄 것이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면 난 그것이 그리워 다음 주에 또 작은 꽃다발 하나를 살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꽃집 앞을 지날 때 꽃 향기를 맡을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하다. 내 마음에 조금의 여유가 더 생겼나 보다 하는 생각도 했다. 봄이 오니 따듯해진 바람에 마음도 풀리나 보다.
집에 와서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 프리지어를 힐끔힐끔 바라본다. 노오란 색이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