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의 심리학] 감기에 걸려도 자리를 지키는 나

by 황준선

감기 기운이 가시질 않습니다.

머리는 띵하고, 목도 칼칼하고,

온몸이 “오늘은 쉬자”라고 말하고 있는데도

어느새 나는 출근길에 올라 있습니다.


사무실 의자에 앉아

따뜻한 물을 마시며 멍하니 생각합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

쉬어야 할 이유는 충분한데,

그게 마음처럼 되질 않습니다.



심리학도 오늘 출근했습니다: 역할 정체성과 프리젠티즘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역할 정체성(Role Identity)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내가 맡은 ‘직장인’, ‘팀원’, ‘리더’라는 역할이

스스로의 자아 개념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을수록,

그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것에 더 큰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심리와 문화가 결합될 때

프리젠티즘(Presenteeism)이라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아프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결근 대신 ‘출근’이라는 형태만으로 책임감을 증명하려는 행동이지요.


겉으로는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회복 없는 반복이

신체와 감정 모두를 더 고갈시키는 악순환이 됩니다.



출근길 마음 챙김: 역할을 지키는 것도, 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당신이 지금 출근한 이유는

책임감 없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책임감이 너무 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히 증명된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오늘은 쉬지 못한 자신을 비난하기보다,

회복을 미룬 나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우리는 단지 일을 잘하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라,

건강하게 존재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심리학도 오늘은,

당신이 맡은 역할 뒤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의 당신’을 조용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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