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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연장을 고민하는 20대 청년의 사연

눈치를 센스로 바꾸는 인식의 전환

by 황준선

그 남자의 사연

올해 스물여덟이 되어 처음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계약직으로 일한 지 벌써 10개월이 되어가네요.

원래는 최소 2-3년은 다니면서 경험을 쌓으려고 했는데, 요즘 들어 1년만 채우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사회 초년생으로서 실무 경험을 쌓고 조직 생활에 적응해보자는 마음가짐이었어요.

하지만 일하면서 점점 지쳐가는 제 모습을 보니, 애초 계획보다 목표를 낮춰잡게 되었습니다.


가장 힘든 건 당직 업무입니다. 남직원이 많지 않다 보니 한 달에 7-8번씩 야간 당직과 주말 근무를 돌아가면서 해야 해요. 연휴나 명절에도 당직이 있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일을 대충하지는 않아요.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필요하면 자발적으로 야근도 하면서 책임감 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 성격이에요. 부탁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동료들이 당직 스케줄 변경을 요청하면 거의 다 들어주게 되거든요. 업무적으로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잡무들까지 점점 제게 맡겨지고 있는데, 거절하지 못하고 다 받아서 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경력을 생각해봐도 이 회사에서 더 오래 일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요. 업무적으로나 성장 가능성 면에서나 크게 얻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따로 있어요. 동료들 앞에서는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왔는데, 몇 달 후에 갑자기 "계약 연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거든요. 제 성격상 다른 사람의 부탁이나 요청을 거절하는 것도 힘든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해요.


뒤에서 "쟤는 왜 갑자기 그러냐", "성의 없이 일했나" 같은 이야기가 나올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지금부터 벌써 이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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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심리학과 범죄심리학 전공으로 대학교와 대학원을 마쳤습니다. 직장인의 행복과 번아웃 문제를 해결하는 심리 엔지니어, 그리고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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