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해결하는 고민
최지우(29)는 3개월 전 코 성형을 했습니다.
상담부터 수술까지 3주, 회복까지 2개월.
약 3개월 만에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신경 쓰이던 코가 이제는 만족스럽습니다.
300만 원을 들였고, 고민이 사라졌습니다.
김민재(31)는 고민합니다.
"내 30대는 어떻게 흘러갈까?"
이 질문에는 답을 살 수 없습니다.
아무리 돈을 내도,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쉽게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밤마다 생각하지만 여전히 모릅니다.
우리는 이전 글들에서 가짜 고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한 가지 더 중요한 특징에 집중하려 합니다.
가짜 고민은 가짜 노력으로 해결됩니다.
낮은 코?
병원 예약하고 돈 내면 됩니다.
잠이 오지 않는 고민?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아먹으면 됩니다.
가짜 고민에서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요.
원하는 결과만 만들어 내면 그걸로 끝이죠.
가짜 노력의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3개월 완성", "4주 프로그램", "30일 챌린지" 등 끝나는 날짜가 있습니다.
둘째, 과정을 건너뜁니다.
중간 단계에 대한 설명보다 결과로 얻는 변화가 중요합니다.
셋째, 돈으로 해결됩니다.
내가 직접 할 필요가 없고, 전문가에게 맡겨서 일이 진행됩니다.
넷째, 실패 없이 진행됩니다.
이미 테스트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빠르고, 확실하죠.
그런데 왜 공허할까요?
해결했는데 또 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코를 고치면 턱이 신경 쓰이고, 턱을 고치면 광대가 신경 쓰입니다.
대학을 가면 취직을 고민하고, 취직을 하면 이직을 고민합니다.
끝이 없습니다.
왜일까요?
가짜 노력이 나쁜 거라서요?
아닙니다.
애초에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짜 고민 → 가짜 노력 → 돈 지불 → 해결 → 새로운 가짜 고민
이 사이클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어떻게 될까요?
돈과 시간을 썼습니다.
'뭔가 했다'는 느낌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공허하고, 또 다른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이득을 본 사람은 누구일까요?
성형외과, 웨딩 업체, 헬스케어, 의료, 식당 등...
그들은 당신의 가짜 고민으로 돈을 법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짜 노력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란 거죠.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건 좋은 일이죠.
돈이 있다는 건 더더욱 좋은 일이고요!
옷이 더러우면 세탁소에 옷을 맡기듯,
세상만사 모든 것을 본질적으로 고민하고,
모든 것에 진짜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습니다.
현대 사회의 대부분은 서로의 가짜 고민들을 해결해 주기 위해 살아갑니다.
공부를 하는 이유를 모르는 학생에게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가짜 고민을 심어주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학부모가 지불한 돈은,
밤잠을 설치는 학원 선생님들의 수면 치료를 위한 돈으로 지불되고,
그 의료비는 또다시 그들의 자녀들의 화장품 구매활동으로 소비되고,
올리브영 직원들의 급여가 된 그 돈은,
또 다른 누군가의 소비로 돌아갑니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갑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무엇을 소비하고, 어떤 활동을 하면서요.
그러나 문제는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는 능력이 없을 때 발생합니다.
고민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것을 가짜 고민으로 취급할 때,
나의 존재 이유 자체가 타인의 경제적 이득을 위한 것으로 바뀝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누군가 설정한 정답에 맞추려 할 때,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고민을 "돈을 벌어야 하니까"라는 뻔한 답으로 해결하려 할 때,
"나에게 결혼식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꽃장식 추가로 답을 하려 할 때,
당신은 '소비자'가 아니라 '소비되는 자'로 바뀝니다.
가짜 고민은 좋은 겁니다.
가짜 고민을 가짜 노력으로 해결하는 것도 좋은 겁니다.
그러나 가짜 고민과 진짜 고민을 구분하지 못하는 건 나쁜 겁니다.
그렇다면 진짜 고민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