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 이 고민, 정말 내 거 맞아?

진짜 고민과 가짜 고민을 구분하는 방법

by 황준선

정은지(33)는 매일 거울을 봅니다.

"광대가 너무 튀어나온 것 같아."

이 생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유튜브에서 연예인 얼굴 분석 영상을 보다가,

광대를 가리기 위한 히메컷을 본 이후부터였을까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반면, 이진우(35)는 다른 고민을 합니다.

"나는 왜 매일 이렇게 피곤할까?"

퇴근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습니다.

주말에도 침대에 누워있습니다.

예전에는 좋아하던 취미도 이제는 귀찮습니다.

이 상태가 1년째 계속됩니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지도 모른 체 매일이 이렇게 흘러갑니다.


두 사람의 고민, 무엇이 다를까요?



고민의 소유권을 확인하는 질문들

3화에서 우리는 가짜 고민과 진짜 고민의 차이를 살펴봤죠?

이번에는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봅시다.


어떻게 내 고민이 진짜 내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다음 질문들을 자신에게 던져보세요.


질문 1: 이 고민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그 고민은 외부에서 주입되었을 겁니다.

현재의 진짜 고민은 명확한 시작점이 있습니다.


진짜 고민: "회사에 가기 싫다는 생각은 3개월 전 팀장이 바뀐 후부터야."

가짜 고민: "회사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언제부터였지? 기억이 안 나."


질문 2: 누구의 말을 들은 후부터인가?

친구의 한마디, SNS 게시물, 유튜브 영상, 광고.

누군가의 말이 트리거가 되었다면

가짜 고민일 가능성일 겁니다.


진짜 고민: "요즘따라 지하철 계단 오르는 게 힘드네, 과식하고 있나 봐."

가짜 고민: "저 연예인은 2시간만 자면서도 운동을 간다고? 난 정말 큰일 났네ㅜㅜ"


질문 3: 이것을 해결하면 나는 어떻게 될까?

진짜 고민은 해결하면 변화가 있습니다.

가짜 고민을 해결하면, 그 고민의 증상이 제거될 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진짜 고민: "부족했던 영어를 공부하니, 서양 문화가 궁금해져. 해외교포들의 영어는 또 다른 걸까?"

가짜 고민: "토익 스피킹 점수 겨우 맞췄는데, 요즘은 오픽을 더 쳐준다던데... 하ㅠ 프리토킹은 쥐약인데"


질문 4: 해결하지 않으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나?

가짜 고민은 해결하지 않아도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진짜 고민은 방치하면 삶이 무너집니다.


진짜를 방치할 때: "왜 여자들은 나만 보면 눈을 피하지? (술을 벌컥벌컥 마시며) 남혐을 조장하는 이 썩어빠진 세상!!"

가짜를 방치할 때: "소개팅 또 까였다... 이번엔 느낌이 좋았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지? 아휴 술이나 한 잔 하자~"

tempImage9Wnjnb.heic 출처: unsplash

진짜 고민의 특징

진짜 고민에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고민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게 잘못됐다고 생각해", "이건 아니야", "나는 저게 싫어".

명확한 불편함이 있습니다.


둘째, 타인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내용이 똑같더라도, 남의 고민은 남의 것입니다.

진짜 고민은 나만의 상황, 나만의 문맥, 나만의 문제입니다.


셋째, 돈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를 만나도, 책을 읽어도, 강의를 들어도 간단히 해결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필요하고, 사유가 필요하고,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넷째, 깊이 파고들수록 본질에 가까워집니다(가장 중요).

"나는 왜 직장을 다니기 싫을까?" → "나는 이 일에 의미를 못 느껴"

→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걸까?" →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질문이 깊어질수록 그 고민의 끝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가까워집니다.


다섯째, 해결 과정 자체가 성장입니다.

가짜 고민은 결과만 중요합니다.

진짜 고민은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미 변화가 시작됩니다.


진짜 고민이 더 좋다는 게 아니다

왠지 진짜 고민을 해야 더 좋을 것 같죠?

그렇지 않습니다.


가짜 고민도, 진짜 고민을 찾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어요.


"나는 왜 외모에 집착할까?" → "나는 타인의 시선이 두렵구나" → "나는 왜 인정받고 싶을까?" → "나한테 '인정'은 어떤 의미지?"

가짜 고민에서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질문하여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것이죠.


"이 고민은 정말 내 것인가?"
"이 고민 뒤에 진짜 고민은 무엇인가?"

이렇게 질문을 시작하는 순간, 당신은 이미 주체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주도권입니다

가짜 고민을 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내가 그 고민의 주인인지, 아니면 그 고민에 끌려다니는 사람인지입니다.


이 고민을 하는 주체가 나라는 의지만 있다면,

가짜 고민도 진짜 고민을 찾기 위한 과정이 됩니다.

가짜든 진짜든, 중요한 것은 그 고민을 내가 주도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내 고민인가?"라고 묻는 용기.
"아니라면 내려놓을" 결단.
"맞다면 끝까지 파고들" 의지.

이것이 고민의 주인이 되는 방법입니다.

tempImageH5zD7w.heic 출처: unsplash

종이를 한 장 꺼내보세요.

지금 고민하는 것들을 전부 적어보세요.

그리고 하나씩 물어보세요.


"이 고민은 이 언제부터 시작됐지?"
"이 고민이 해결되면 나는 무엇을 얻지?"

증상만 해결되는 가짜 고민이라면 지금 지워버려도 괜찮습니다.
변화를 가져다주는 진짜 고민이라면 밑줄을 그어보세요.

그리고 그 진짜 고민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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