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민이 갖는 특징들
강수현(37)은 9년째 같은 질문을 합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취직하면 답이 나올 줄 알았고, 결혼하면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취직 후 9년, 결혼 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자격증 공부도 했습니다.
한동안은 질문 자체를 잊고 살다가도, 문득 이 질문과 씨름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때로는 답에 가까워진 것 같다가도, 다음 날이면 또 흔들립니다.
차라리 이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편했을 텐데...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아이를 낳으면 해결이 되려나?"
지난 4화에서 우리는 진짜 고민과 가짜 고민을 구분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번에는 진짜 고민의 특징을 파헤쳐 보자고요.
첫째, 정답이 없습니다.
가짜 고민은 "토익 x점", "연봉 y원", "집 값 z억"처럼
숫자로 측정되고, 기준이 명확합니다.
하지만 진짜 고민에는 '정답'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진짜 고민은 답이 없는 주관식 문제입니다.
둘째,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가짜 고민은 돈으로 해결됩니다.
성형외과에 가면 코가 높아지고,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면 사람을 소개받습니다.
하지만 진짜 고민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삶의 가치를 500만 원에 팝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 1,000만 원에 구매하세요?
아무리 큰돈을 들여도 구매할 수 없습니다.
셋째, 타인이 대신 고민해 줄 수 없습니다.
가짜 고민은 외주화 할 수 있습니다.
재테크 전문가에게 맡기고, 웨딩 플래너에게 맡기고,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맡기면 됩니다.
하지만 진짜 고민은 외주화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경험 많은 전문가도 당신의 인생을 대신 살 수 없는 것처럼요.
넷째, 시간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가짜 고민은 정확한 시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학원 석사는 '2년' 정도면 취득할 수 있죠.
하지만 공부라는 가치는 20분 만에 깨달을 수도, 20년이 걸려도 모를 수도 있습니다.
아이고.. 벌써부터 머리가 답답하고 뒤로 가기를 누르고 싶을지도 모르겠네요.
인간은 불확실한 미래보다 불행한 현실을 선택한다
가짜 고민은 확실하죠.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는 공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고민은 불확실합니다.
"이 선택이 맞는 걸까?", "이 방향이 옳은 걸까?", "후회하지 않을까?"
매뉴얼이 없고, 정답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불확실성은 인간이 가장 피하고 싶은 괴로움입니다.
역설적이지만, 바로 이 고통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이
고통을 없앨 시작점이 됩니다.
어디가 아픈 줄 알아야 치료를 할 수 있는 것처럼요.
진짜 고민을 한다는 것은 진짜 나를 마주한다는 뜻이 됩니다.
화장끼 하나 없는 내 얼굴을 보면 뿌듯한가요?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의 내 행동을 보여준다면요?
... 불편하기 짝이 없겠죠?
그렇지만 이 고통을 피하면 더 집요하게 나를 쫓아다닙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피하면 어떻게 될까요?
남들이 좋다는 대로 살게 되겠죠.
부모가 원하는 대로, 회사가 원하는 대로, 사회가 원하는 대로 살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이건 내 인생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때는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을지도 모르고,
지난 세월의 매몰 비용이 아까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지도 모르죠.
그러니 진짜 고민이 있다면, 그 고민이 주는 고통을 당장 마주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 고통은 일종의 사채 빚 같은 거니까요.
좀비들은 인간의 피를 위해 끝없이 달려들 뿐입니다.
이유나 목적 같은 건 없죠.
그러나 그 세상 속 생존자는 끝없는 고통을 마주합니다.
그렇지만,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생존자라는 증거가 되죠.
즉, 이 고통이야말로 살아있다는 증거가 되는 겁니다.
당신이 지금 괴로운 질문을 하고 있다면, 축하해야 할 일이 되겠죠?
왜냐하면 진짜 고민하는 당신은 진짜로 살아있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