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을 벗어나 나만의 뉴스레터를 차리기
02.
“요즘은 일단 유튜브부터 해야지.”
“쇼츠가 대세라는데, 1분짜리 영상부터 만들어봐.”
아니요, 그거 말고 뉴스레터를 할게요.
주변에서 가장 많이 해준 조언들,
틀린 말은 아니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유튜브고, 인스타그램이니까요.
마케팅의 기본은 ‘사람이 있는 곳에 좌판을 까는 것’이기도 하고요.
저도 처음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하면 3초 안에 사람들의 시선을 낚아챌 수 있을지 ‘후킹(Hooking)’ 문구를 고민했죠.
그런데 준비를 하면 할수록, 마음 한구석이 자꾸만 불편한 거예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불편함의 정체는 ‘세입자의 불안’ 같은 거였어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브런치 같은 거대 플랫폼은 일종의 광장이잖아요.
우리는 그렇게 누군가 지은 광장에 들어가서 사는 거죠.
그 광장이 얼마나 좋은 목지에 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물론 브런치스토리 최고!)
광장은 화려하고 북적거려요.
내가 좌판을 잘 깔고 소리를 크게 지르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죠.
운 좋게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으면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되기도 하고요.
그런 스타일이 잘 맞는 멋쟁이들이 많지만,
저는 멋쟁이는 아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곳에서는 내 목소리의 톤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요.
광장이 시끄러우니까 나도 덩달아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깊은 대화보다는 자극적인 요약본을 내밀어야 하니까요.
제가 찾고 싶었던 ‘고유함’과는 정반대의 환경이었던 거죠.
그래서 저는 과감하게 저만의 성을 짓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게 바로 지금 만들고 있는 ‘Ghost(고스트)’ 기반의 블로그예요.
뉴스레터나 블로그 등을 제작하기 위한 테마와 템플릿이 있어요.
플랫폼이 아니라고 말할 순 없지만,
어차피 플랫폼이 주는 장점은 일찌감치 포기했으니,
자유도가 높은 고스트가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도메인을 사고, 벽돌 하나하나를 쌓듯이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어요.
이런 불편함이 있지만, 어쨌든 온전히 내 땅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자유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1분짜리 요약 영상 대신 긴 글을 올려도 눈치 볼 필요가 없어요.
지나가다 우연히 들르는 뜨내기손님은 없겠지만,
굳이 지도를 보고 이 외진 성까지 찾아와 문을 두드리는 분들이라면?
그분들과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트래픽(Traffic)’보다 ‘밀도(Density)’를 선택하기로 했어요.
광장에서 1만 명의 관광객이 스쳐 지나가는 것보다,
이 조용한 성에 찾아온 100명의 독자가 머무르며 사유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고 믿거든요.
물론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에요.
“이러다 정말 아무도 안 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남의 땅에서 월세를 내며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작더라도 내 집을 짓고 문패를 다는 게 낫다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그리고 브런치도 4년을 꾸준히 하니까,
제 이야기가 책이 되고,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확인했어요.
'남들과 다른 이야기'를,
'탁월한 인사이트'와 함께,
그리고 '꾸준히 성장'하면서
저에게 알맞는 이 세가지 원칙이 뉴스레터에도 잘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는 매번 겨울이 추울 걸 알지만,
매 겨울마다 "왜 이렇게 춥지?"란 생각을 하죠?
AI 시대가 덮치고 산업과 시장을 뒤흔들면 우리는 반드시 혼란을 겪을 거예요.
겨울이 춥다는 것처럼 당연하게 예상할 수 있지만,
예상이 가능하다고 춥지 않은 건 아니듯이요.
그렇게 좌절과 낙담이 만연하고,
불안이 분노로 전이하려 할 때
저의 뉴스레터는 반드시 도움이 될 겁니다.
어쨌든 그렇게 터를 잡고 나니, 이제 이 성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단순히 예쁜 디자인 말고,
제 글의 뉘앙스를 시각적으로 번역해 줄 그런 디자인이 필요했거든요.
다음 편에서는 이 성의 벽지에 바를 색깔과,
그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파트너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아, 참.
아직 공사가 다 끝나진 않았지만, 성문은 미리 열어두었어요.
저의 공간을 가장 먼저 발견해 주신 분들을 저는 아주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습니다.
지금 오시면
미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영어와 한국어로 심리학 논문을 쓰고,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면서,
심리상담 전문가인 제가 (아이고 민망해라...)
사람과 세상을 통찰하는 이야기를
누구보다 가장 빨리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