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참 모순적이다
이 말을 칭찬으로 듣는 사람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성격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모순적인 특성은 '인간적'이다.
동양에 음-양이 있다면, 서양에 이성-감성이 있다.
자석에도 음극-양극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음이면 음, 양이면 양, 이성이면 이성, 감성이면 감성,
둘 중에 하나가 있는 것을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MBTI가 T 면 T, F 면 F라는 식이다.
그래서 감성적인 사람은 감성적으로 행동하고
이성적인 사람은 이성적으로 행동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인간의 심리는 그렇지가 않다.
이성과 감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람도 있다.
마치 자석이 음극과 양극이 동시에 존재하는 물질이고,
동그라미 안에 음과 양이 흑과 백으로 동시에 칠해져 있는 것처럼.
이성과 감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람은 자라면서 크고 작은 혼란을 많이 겪는다.
이러한 특징을 갖는 10대는(특히 여자들은)
"왜 나만 다르지?"
"왜 나는 안 평범하지?"
라는 고민을 한다.
그것을 꾹꾹 숨기며 남들처럼 살아보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내가 이상하다는 자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성격을 모순이 아닌 공존의 특성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그 누구도 발휘하지 못하는 능력과 매력을 뽐내며 살아간다.
대다수의 사람은 한 쪽 특성을 끊임없이 지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거나 정신과에 가서 약물을 복용하며 위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현상이다. 어차피 우리네 인생과 사회 자체가 모순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귀여우면서 섹시한 사람이 좋다"
"피곤한데 자고 싶진 않다"
"노력하지 않아도 점수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 등 모순 덩어리의 삶을 산다.
그래서 모순이란 다른 동물은 알 수 없는 참 인간적인 말이다.
그래서 매력적이고 아름답다.
연예인 중에는 '백예린', '선미'가 F와 T가 공존하는 성격이 아닐까 추측한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술적인 감각이 있다.
불안하고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은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싶어 하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한다.
백예린의 노래를 들어보면,
백예린만이 추구하는 음악과 메시지에 대한 독창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 새로운 장르나 커리어를 과감하게 선택한다.
동시에, 예민하고 가녀린 소녀의 감수성이 있다.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조합되어 자신만의 색깔로 분명하게 드러날 때 그 어떤 연예인도 줄 수 없는 '아우라'같은 것이 나온다. 이러한 모순적인 매력으로 팬들에게 에어컨을 틀어주며 이불을 덮어준다.
앞서 언급했듯
이런 성격적 특성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인간다움의 매력을 발산하기 전에 꺾인다.
엉뚱하게 감성을 발휘해야 할 때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 감성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자신이 가진 양쪽 날개로 훨훨 날기보다는
굳이 한 쪽을 꺾어내려고 노력하며 절벽으로 나아간다.
그래야만 절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모순'적인 믿음을 보인다.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잘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감성과 이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람은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듣는다.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은 100이면 100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자신의 성격적 특성이다.
어떻게 알았냐며 화들짝 놀라는 사람도 많았다.
내가 MBTI를 전부 인정할 수 없는 이유도 이것이다.
사람은 E와 I 적 특징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F와 T가 동시에 가질 수 있다.
굳이 MBTI로 설명하자면,
F와 T가 4 대 6이나 6 대 4 정도로 비슷하게 나오면
위와 같은 특징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사람이라면,
(글을 읽자마자 "나네?"라는 느낌을 바로 받았겠지만)
자신의 성격을 축복이라고 여겼으면 좋겠다.
나처럼 한 쪽만 두드러지게 발달한 사람에게는
참 부럽고 탐나는 매력이다.
자신의 이성적인 판단을 스스로 믿고
불안하더라도 묵묵히 끝까지 해내기만 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