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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선 May 30. 2024

범죄심리로 알아보는 한국 사회의 현주소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고도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범죄 기사를 접하고 범죄자의 태도를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생각이다.

그들이 가진 죄의식의 결여라는 특징을 설명하는 글이다.




미국의 연구 조사 기관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한국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가치는 ‘돈’이라고 한다. 이는 ‘가족’, ‘직업적 성공’ 등을 중요하게 여긴 다른 선진국과 대조적인 결과다. 한국의 물질주의적 가치관은 범죄의 양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특히 죄의식 결여라는 측면에서 연관성을 보인다. 이러한 범죄양상의 변화는 한국인이 직면한 삶의 목표 설정의 실패와 그로 인한 심리적 혼란을 반영한다.


2015년 이후 한국에서 전체 범죄 발생 수는 감소하고 있으며 전체 범죄 검거율은 약 80%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의 통념과 다르게 살인, 강간, 음주 운전 사고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범죄 또한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경제범죄와 사이버범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금융 관련 범죄는 중고 거래 사기, 고리대금, 도박사이트 운영 등이 있다. 


우리가 현대 범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죄의식의 결여다. 일반적으로, 범죄자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하다고 믿을수록 죄책감을 덜 느낀다. 한국처럼 부의 축적을 인생의 목표로 여기는 나라에서 돈을 목적으로 한 범죄에 대한 죄책감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피해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발생하는 현대 사회의 범죄 형태는 죄의식의 결여를 더욱 부추긴다. 일부 범죄자는 죄책감의 상실을 넘어 범죄를 마치 성공에 필요한 수단과 방법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은, 우리가 삶의 가치와 목표를 설정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MZ세대 이전의 세대는 생존이 아닌 다른 가치를 추구할 여력이 없었다. 반면에 MZ세대는 절대적 빈곤이 해소된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생존 그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매슬로(Maslow)의 욕구 계층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해당 이론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생리적 욕구부터 시작해 안전, 애정과 소속감, 존중, 자아실현 욕구가 있으며, 하위 단계가 충족되면 그다음 욕구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의 MZ세대에게 생존과 안전은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충족되는

욕구이므로, 그다음 단계의 욕구 설정과 충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MZ세대는 상위 단계의 목표를 설정하기는커녕, 이러한 고민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그럴 때 인간은 이전 단계의 욕구를 과도하게 채우려는 경향을 보인다. 필요 이상으로 매우 많은 양의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 치우는, 이른바 먹방을 시청하며 심리적 쾌락을 얻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사회의 경우, 더 많은 돈이 자신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심리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는 원한, 사회적 불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의 감소와 경제 및 금융 범죄의 가파른 증가의 원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통계적으로 한국은 점점 더 안전한 사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범죄 트렌드와 죄의식 부재라는 이슈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이는 단순히 법 집행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도전과제이자, 동시에 전 세대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를 던져 준다. 이제 우리는 삼시세끼를 챙겨 먹는 것 외에도 자기 삶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찾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한다. 해당 질문의 답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동시에 우리 모두는 개인이 자신만의 가치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노력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사회로의 진보는 경제 및 금융 범죄의 감소라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출처: 황준선. MZ세대 범죄양상으로 살펴보는 한국 사회. 부경대 신문 제8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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