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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 심리 분석: 윤남노와 최현석

by 황준선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셰프들이 2가지 고민

요리 경연 대회에 출연하는 셰프들은 매 라운드마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내가 가장 잘하는 요리를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도를 해볼 것인가?

이 두 가지 선택은 단순히 요리의 결과를 넘어 셰프의 성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수 천번 같은 요리를 반복해서 요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쪽과 같은 재료를 가지고 수많은 실험을 하는 셰프들 사이에는 명확한 심리적 차이가 있다.


대표적으로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셰프로는 '요리하는 돌아이' 윤남노 셰프가 있다. 반면, 위험 감수 성향을 대표하는 셰프로는 최현석 셰프가 있다. 이 두 셰프는 모두 요리 내공이 충분한 실력자들로 많은 이들에게 이미 인정 받고 있는 셰프다. 그러나 각자의 성향에서 비롯된 차이는 그들의 요리 스타일과 결정 과정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리소토 되는 거 맞아요? 불안해서 그래요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윤남노 셰프

윤남노 셰프는 팀별 대결에서 "리소토 되는 거 맞아요? 불안해서 그래요"라는 말을 자주 반복했다. 이 말은 그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윤남노 셰프는 걱정, 불안, 예민함을 자주 느끼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성격은 위험 회피 성향(Risk-averse)으로, 이들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실패나 손실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심리학적으로는 높은 신경증(neuroticism)을 가진 사람들이 이러한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자주 경험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불안감을 더 크게 느낀다.


윤남노 셰프는 이러한 성격 때문에 요리의 모든 과정에서 세심하고 신중한 접근을 선호한다. 재료가 충분한지, 요리가 잘 진행되는지, 시간이 충분한지 등 모든 요소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의 요리 스타일은 한 가지 요리나 레시피를 완벽하게 느낄 때까지 반복하고, 꼼꼼하고 치밀하게 완성도를 높여가는 쪽일 것이다. 이런 성향은 그가 감성적이고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그만큼 실수를 줄이고 안정적인 결과를 얻는 데에는 탁월한 방식이다.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단체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신이 맡은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반복해서 확인해야만 안심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불안과 걱정이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행동은 본인에게는 중요한 안전장치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평이나 불만으로 비칠 수 있다. 특히 단체 활동에서 이러한 성향은 팀원들에게 스트레스나 부담을 줄 수 있다.


만약 팀의 리더가 이들의 불안감을 이해하고 강하게 안심시켜주는 역할을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내가 모든 책임을 진다"는 말이나 확신에 찬 지시가 있었다면,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팀원은 불안감을 덜 느끼고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안정감을 느낀다면, 이들은 누구보다도 뛰어난 집중력과 꼼꼼함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흑수저팀의 리더는 명확한 지시나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로 인해 윤남노 셰프의 불안 성향은 더욱 자극되었고, 그는 리더의 결단력을 신뢰하지 못한 채 불안 속에서 팀 활동에 임하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불안감은 팀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고, 생선 요리 대결에서 흑수저팀은 패배하고 말았다. 윤남노 셰프는 단체전에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으며, 걱정과 예민함이 오히려 그의 약점으로 작용했다.

이는 윤남노 셰프가 개인전에서 승리했던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개인전에서는 불안 요소가 적고, 스스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그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강점으로 작용했었다. 그러나 단체전에서는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극대화되었고, 결과적으로 팀이 패배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 사례는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안정적이고 명확한 지시를 받을 때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으며, 팀 리더는 그들의 불안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처 능력을 가져야 한다. 팀 내에서 각자의 성향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지원하는 것이 팀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요리로 별의별 이상한 실험을 다 했던 것 같아요

위험 감수 성향을 가진 최현석 셰프

반면, 최현석 셰프는 "요리로 별의별 이상한 실험을 다 했던 것 같아요"라는 말을 통해 자신의 도전 정신을 드러냈다. 그는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한다. 위험을 감수하는 성향(Risk-Tolerant)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모험적이고 개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심리학적으로는 높은 외향성(extroversion)과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이런 성향이 잘 나타난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자극과 경험을 추구하고,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최현석 셰프는 자신의 대표 요리나 필살기를 갈고닦기보다는, 그 요리를 어떻게 더 독창적이고 특이하게 만들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스타일이다. 아마도 그의 식당 메뉴는 빠르게 변화하며, 퓨전 요리에 강점을 보일 것이다.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그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요리에 도전하는 성향을 보여준다. 이런 위험 감수 성향 덕분에 최현석 셰프는 늘 새롭고 독창적인 요리로 주목을 받지만, 때로는 지나친 실험이나 혁신적인 시도가 보수적인 사람들에게는 겉멋만 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예의가 없는 것이 아니라,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을 믿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성향은 팀 활동에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발휘될 수 있다. 특히 팀원들이 신속하게 행동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결단력 있고 확신에 찬 지시가 중요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는 리더의 역할이 더욱 부각된다.


최현석 셰프는 팀전에서 자신의 판단을 믿고 일사불란하게 팀원을 지휘했다. 그의 위험 감수 성향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최현석 셰프는 팀을 이끌면서도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요리 스타일을 유지했다. 그의 요리인 퓨전 미역국은 생크림을 섞어 만든 독특한 요리로, 미역을 갈아 생크림과 결합시키는 방식은 전통적인 미역국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런 파격적인 시도는 최현석 셰프의 강점이었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요리로 팀을 이끌었다.


결국, 최현석 셰프의 위험 감수 성향은 팀원들을 강하게 지휘하는 능력과 결합되어 팀의 승리로 이어졌다. 위험을 감수하는 리더의 자신감 넘치는 지휘는 팀원들에게 안정감을 주었고, 그들은 리더의 확신을 믿고 각자의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최현석 셰프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요리를 완성해냈고, 그의 판단과 리더십은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사례는 위험 감수 성향을 가진 리더가 팀 활동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최현석 셰프의 강점은 확신에 찬 리더십과 창의적인 도전 정신이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면서 팀원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리더를 신뢰하며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팀워크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승리의 비결은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이해

프로그램에 출연한 흑수저, 백수저 셰프들은 모두 오랜 시간 요리에 매진해 온, 내공이 깊은 실력자들이다. 이들은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셰프들이 자신의 성향, 즉 위험 회피 성향인지 위험 감수 성향인지에 따라 그들의 요리 스타일과 결정 과정은 크게 달라진다.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진 셰프는 완벽함과 안정성을 추구하며, 반복과 세밀함을 통해 요리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들은 안전한 선택을 선호하며, 실수를 피하기 위해 꾸준히 같은 방법을 사용해 최고의 결과를 얻으려 한다. 반면, 위험 감수 성향을 가진 셰프는 창의성과 도전을 중시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요리를 재창조한다. 이들은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요리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에 더 집중한다.


이 둘의 차이는 대회 내내 두드러지며, 각 성향에 따른 평가도 상반될 수 있다. 위험을 감수하는 셰프는 도전을 통해 독특한 요리를 선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를 범할 위험이 있다. 반면, 위험을 회피하는 셰프는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요리를 만들어내지만, 지나치게 안전한 선택을 함으로써 창의성 부족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위험 회피 성향의 셰프가 새로운 시도를 강요받거나 스스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 경우이다. 이럴 때, 셰프는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으며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위험 감수 성향의 셰프가 반복적이고 보수적인 선택을 하도록 압박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취미 이상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실력은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그리고 그 성향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중요하다.


*'흑백요리사'를 시청하며 남은 에피소드를 볼 때, 각 셰프의 성향이 무엇인지 유추해보는 재미를 느껴보자. 이 셰프가 위험 회피 성향인지, 아니면 위험 감수 성향인지 추리해보며 보는 것은 프로그램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방송은 결국 방송이다. 셰프들이 만들어낸 요리와 그들의 이미지는 연출된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지나치게 과몰입하기보다는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것이 가장 좋다.




부록

위험 회피 vs. 위험 감수 성향의 상세 비교

1. 성격 특성

위험 회피 성향(Risk-Averse): 위험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신중하고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다. 이들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요시하며, 실패나 손실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성격 이론에 따르면, 이들은 높은 신경증(neuroticism)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들은 불안, 스트레스, 걱정을 더 자주 느끼며,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욱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전한 선택을 선호한다.

위험 감수 성향(Risk-Tolerant): 반면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은 모험적이고 개방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도전적이고 불확실한 상황을 기회로 보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성격 특성 중에서는 높은 외향성(extroversion)이나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을 가진 경우가 많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자극을 추구하고, 새로운 상황에서 흥미를 느끼며, 개방성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경험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2. 인지적 스타일

위험 회피 성향: 위험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분석적이고 보수적인 인지적 스타일을 가진다. 이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손실에 대한 두려움과 실패의 가능성을 더 강하게 인식한다. 손실 회피(Loss Aversion) 이론에 따르면, 이들은 이익보다 손실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잠재적인 손실을 피하려고 한다. 이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가능한 많은 정보를 모으고, 여러 가지 가능한 결과를 신중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위험 감수 성향: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은 직관적이고 감정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단기적인 위험을 감수할 수 있으며, 확률적 사고에 능하다. 즉, 실패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성공할 확률이 크다고 믿거나, 실패하더라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여긴다. 위험 감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새로운 상황에 더 잘 적응하고, 빠르게 결정을 내리며, 결과에 대한 지나친 걱정을 하지 않는다.

3. 감정 처리 방식

위험 회피 성향: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높은 불안감을 느낀다. 이들은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강하게 경험한다. 스트레스 내성이 낮으며,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 큰 불안과 걱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감정은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더 안전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한다.

위험 감수 성향: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은 자극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불확실성을 흥미롭고 자극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들에게는 낮은 불안감이나 높은 자존감이 흔하며, 실패나 도전이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실패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로 인한 불안감이 크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이나 모험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4. 과거 경험과 학습

위험 회피 성향: 과거에 큰 실패나 손실을 경험한 사람들은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될 수 있다. 트라우마나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비슷한 상황을 다시 경험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과거 실패에서 학습한 결과, 안전한 선택을 반복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위험 감수 성향: 반대로 과거에 성공적인 도전이나 모험을 통해 보상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위험 감수 성향이 강화될 수 있다. 이들은 과거의 긍정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위험을 기회로 보고, 도전이 성공할 가능성에 더 집중한다. 실패한 경험이 있더라도 이를 교훈으로 삼고, 다음 도전에 활용할 수 있는 긍정적 사고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5. 동기

위험 회피 성향: 위험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안정성과 안전을 주요 동기로 삼는다. 이들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거나, 큰 변화를 피하면서 안전하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상황을 선호하며,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실패로 인해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한다.

위험 감수 성향: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은 성장과 도전을 주요 동기로 삼는다. 이들은 새로운 경험과 모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결과에 상관없이 새로운 도전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이나 자극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성공의 가능성에 집중한다. 이들에게는 실패조차도 성장의 일부로 여겨진다.

6. 미래에 대한 태도

위험 회피 성향: 미래에 대해 더 보수적이고 계획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위험을 회피하는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통제하려 하며, 가능한 한 많은 변수들을 고려하여 미래에 대비한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로를 선택하고, 돌발 상황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위험 감수 성향: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가진다. 이들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며, 상황에 따라 적응해 나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계획을 세우긴 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기회를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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