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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천동잠실러 Jul 24. 2024

너는 모를 거야.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사랑, 따뜻하고 아픈

2024. 7. 24. (수)


어려서 몸이 약했다. 뇌수막염 같이 큰 병도 종종 앓고, 빈혈에 코피에 감기에 기타 잔병치레는 일상이었다. 아무거나 잘 먹고 튼튼한 누나와 달리 약했던 나는 그래서였을까 엄마 품을 떠나질 않았다. 엄마 다리를 베고 자고, 엄마 다리를 잡고 다녔다.


사춘기 무렵, '엄마는 나보다 누나를 더 사랑한다'는 말에 갑자기 눈물을 보이시며 엄마가 하셨던 말이다.


"넌 절대 모를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했는지"




아이가 아픈 날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에 열 나는 아이 이마를 짚었던 손으로 지하철에 타는 오늘 같은 날이면 엄마의 저 말이 떠오른다.


엄마는 아픈 나를 보며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자책하고 속이 상했을까. 내 자식을 키우며 조금씩이나마 우리 엄마 마음이 훔쳐보여 괜스레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사랑은 따뜻하고 아프다. 열 나는 둘째 꿀떡이의 이마를 짚은 내 손이 따뜻하지만 그 따뜻함을 느끼는 내 마음이 아픈 것이 그렇다. 사랑하기에 느끼는 아픔이 있는 것을 부모가 되니 더 선명히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실에 누워 물만 마시던 내 이마를 스윽스윽 쓰다듬어주던 엄마 손길이 아직도 기억나고 그립다. 그런 걸 보면 사랑은 아프지만 강한 것인가 보다




우리 두 아이, 꿀떡이와 찰떡이의 앞으로의 삶에도 부디 아픈 수많은 순간들 속에 따뜻하고 강한 나와 아내의 사랑이 잔잔한 열기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살아가면서도, 아직껏 엄마의 쓰다듬어주던 손길 그 온기를 기억하며 살아가는 나처럼 말이다.


누나와 나처럼, 잘먹고 단순한 꿀떡이와 입짧고 예민한 찰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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