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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러코드 Oct 27. 2024

[부산시민공원] 반려인에 2% 부족한 배려

[부산을 바꾸는 디자인]

(2024.9.29) 부산일보 연재기사 _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부산시민공원에 잔디밭 보호를 위해 반려동물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판이 붙어 있는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3. 부산시민공원
다른 공공장소 비해 공공디자인 양호
반려견 묶을 수 있는 벤치·전용 화장실
배변봉투 처리 쓰레기통 등 시설 필요
출입 제한 잔디밭 일부 개방도 고려를








개장 10년, 부산시민공원은 부산을 대표하는 공원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휴일 평균 약 3만 8700명, 평일 평균 약 2만 1600명이 이용하는 그야말로 시민의 공원이다. 부산 시민의 염원으로 출발했고, 비교적 젊은 공원인 만큼 부산시민공원의 공공 디자인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잘 되어 있는 편이다. 주말이면 ‘사람 반 반려동물 반’ 일 정도로 반려동물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이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하는 시민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



■모두가 편리한 공원으로

지난 6일 부산디자인진흥원 강필현 원장, 부산시 배기범 도시공공디자인담당관, 크로스컬러디자인연구소 박영심 소장(동남권디자인산업협회 이사)과 함께 부산시민공원을 찾았다. 평일 오후인 만큼 산책하는 시민이 간간이 있기는 했지만 주말만큼 붐비지는 않았다. 주말 이곳은 ‘사람 반 반려동물 반’이라고 할 정도로 사람과 반려동물이 모두 많이 찾는 공원이다.


전문가들이 둘러본 부산시민공원의 공공 디자인은 부산의 다른 공공장소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부산디자인진흥원 강필현 원장은 “부산시민공원은 공원 조성 역사가 공원의 일부로 남아있어 역사성을 잘 보존한 공원”이라며 “다만 공원 안내판 디자인의 통일성이 없는 점이 아쉽고, 이용객을 배려해 벤치 위 나무 그늘을 조성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원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둘러보니 곳곳에 있는 벤치 위에 나무 그늘이 없어 한낮에는 이용이 어려워 보였다. 부산시 배기범 도시공공디자인담당관은 “벤치에 앉아서 쉴 때 반려동물과 함께 쉴 수 있도록 벤치 옆에 목줄을 묶을 수 있는 작은 고리를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공 디자인의 목표이자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반려동물의 공공시설 벤치 이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려동물이 사람이 앉는 벤치 위에 앉는 것이 불편하다는 시선이 있는 반면에 함께 이용해도 상관없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부산시민공원의 벤치에 반려동물을 묶어 주인과 함께 쉴 수 있도록 손잡이에 고리를 설치하거나 벤치 바닥에 ‘미니 반려동물 집’을 만드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본 ‘반려동물 화장실’ 참고할 만

민간 디자인 전문가인 크로스컬러디자인연구소 박영심 소장은 2019년 일본 고치현을 방문했을 때 봤던 반려동물 화장실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치현에 있는 오테피아 고치도서관 앞에는 장애인 보조견 전용 화장실이 있어, 반려견이 머물 수 있도록 했다. 박 소장은 “공공시설인 도서관 앞에 반려견 전용 화장실이 있어 도서관 이용객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면서 “평범한 일본의 쇼핑몰 앞에 마치 ‘반려견 주차장’ 같은 느낌으로 반려견을 잠깐 묶어 둘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점도 인상 깊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부산시민공원을 반려견과 함께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한 점 중 하나가 혼자 공원을 방문했을 경우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잠깐 화장실을 이용할 때 잠깐 반려견을 묶어 둘 수 있는 ‘반려동물 안심 존’ 같은 공간이 있으면 편의성이 훨씬 올라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시민의 요구는 다양했다. 취재 중 만난 한 60대 시민은 “매일 반려견과 함께 부산시민공원을 찾는데 강아지 배변 봉투를 버릴 쓰레기통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며 “공원 곳곳에 반려동물 배변 봉투를 버릴 수 있는 전용 쓰레기통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부산시민공원은 잔디 보호를 위해 반려동물의 잔디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공공 디자인 전문가들은 전면은 아니더라도, 반려동물과 시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잔디 구역을 일부 정해 개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 곳곳에 반려동물 전용 공원이 들어서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전용’이 아닌 어느 공원이든 노약자, 반려동물 등 시민 누구나 이용하기 편리한 공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부산시는 부산시민공원 개장 10주년을 맞아 ‘부산시민공원 명품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용역을 맡긴 상태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부산시민공원 명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반려동물 배려 등 다양한 부분을 반영해 부산시민공원을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박영심 디자인씽커
 첫 신혼집이 초읍이었다. 지하철이 있는 역세권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다니는 동선의 중간지점이었기에 거처를 마련하였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시민공원을 자주 갔다. 나무가 무성하지 않아서 그늘도 없었지만 도시민들에게는 얼마나 오아시스 같은 공원인지 모른다. 공원에서 진행하는 '자연수업'도 들으며 어린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안전한 시민들에게 안전하게 운동하면서 쉴 수 있는 쉼터이다. 물론 나는 전시회도 하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지금은 시대가 변한 만큼 반려견, 반려묘들도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연히 뻔한 규칙 말고, 사람과 동물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배려는 무엇일까.. 지금도 물론 좋지만 시민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 조금씩 변해야 할 시점이다. 











* 기사 원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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