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죽순죽대나무색
작년 초 '정리'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마음 같지 않게 자꾸 작심 1일로 그치는 저를 발견할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초초함만 가득했지요. 이제 불혹도 반쯤 넘어가는 나이에 '인생 정리도 좀 해야겠다' 싶었지요. 무엇보다 공간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차저차 바쁘다는 핑계로 그대로 또 일 년이 지나고 올 해가 되었네요. 저는 어김없이 또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마음속에서는 자꾸 '변해야 해'라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지요. 그래서 무작정 유튜브에 '정리'라는 키워드를 치고 듣기 시작했습니다. 정리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진 분도 참 많이 계시더라고요. '설연휴 전까지 해야지'.. 하다가 '2월까지 해야지'로 바뀌고 있습니다. 많은 반성을 하면서도 내 안에서 요동치는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말할 수도 없었지요. 오늘은 특히 내 안에 짐을 많이 버린 날입니다. 그러면서 키는 크지만 속이 텅 빈 대나무가 떠오르더군요.
아래 이미지에 이야기를 하면 꼭 차분하게 잘 들어줄 것만 같지요?
답답함에 솟아날 구멍도 있는 것 같습니다^^;
대나무는 그 독특한 성장 속도와 아름다운 색상의 변화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식물입니다. 특히 아시아 문화권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건축 재료부터 장식용 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모죽'이라고 들어보셨나요. 5년 동안 뿌리 성장에 신경을 써서 수백 제곱미터의 뿌리를 내린다고 하지요. 그러니 꺾이는 법이 없습니다. 무조건 준비과정이 튼튼해야 함을 알기에 힘들어도 참고 견디어 내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우리의 삶과도 비슷하여 제가 참 좋아합니다. 그러니 쑥쑥 하늘만 보고 자라납니다. 누가 머라고 해도 위로만 자라지요.
대나무의 성장 속도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식물 중 하나로, 일부 종은 하루에 90cm 이상 자라기도 합니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력은 대나무의 속이 비어 있는 구조와 세포의 빠른 분열 덕분입니다. 특히 봄철과 여름철의 따뜻한 기온과 풍부한 수분이 공급되면 대나무는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변화를 보여줍니다.
대나무의 성장은 주로 땅속에 자리 잡은 뿌리줄기(근경)에서 시작됩니다. 이 근경에서 새순(죽순)이 돋아나며,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완전히 자란 대나무로 성장합니다. 대나무는 일정한 높이에 도달한 후에는 두께를 키우거나 가지를 뻗기보다 내부 조직을 단단하게 하는 방향으로 성장이 지속됩니다.
성장 단계별 색상의 변화
대나무는 성장 단계에 따라 잎과 줄기의 색상이 변화합니다.
| 죽순 단계
갓 돋아난 대나무 순은 갈색 혹은 짙은 보랏빛을 띱니다. 이 단계에서 죽순의 표면은 부드럽고 촉촉하며, 껍질이 얇아 손으로 쉽게 벗길 수 있습니다.
| 유년기(성장 초기)
죽순이 빠르게 자라면서 점차 연한 녹색으로 변합니다. 이 시기의 대나무는 부드럽고 유연하여 바람에 쉽게 흔들립니다.
| 성숙기
성장이 거의 마무리된 대나무는 선명한 녹색을 띠게 됩니다. 이때 잎도 풍성하게 자라며, 대나무 특유의 강인하고 탄력적인 성질이 발휘됩니다.
| 노화기
시간이 지나면서 대나무의 표면에는 점점 노란빛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특히 강한 햇빛과 바람을 지속적으로 맞게 되면 겉껍질이 점차 황갈색으로 변하며, 오래된 대나무는 회갈색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대나무와 사군자
사군자는 동양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네 가지 식물을 가리키며,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를 포함합니다. 이 네 가지 식물은 각기 다른 계절과 미덕을 상징하며, 특히 대나무는 강직함과 절개를 상징하는 식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대나무의 효능
대나무는 단순한 장식용 식물이 아니라 다양한 효능을 지닌 유용한 식물입니다.
| 공기 정화 효과
대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능력이 뛰어나 실내 공기 정화에 도움.
| 약용 효과
대나무 잎과 줄기는 한방에서 해열, 해독, 이뇨 작용 등의 효능이 있어 다양한 약재로 활용.
| 심신 안정
대나무에서 추출한 대나무 수액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차(茶)로 이용.
| 환경 친화적 재료
대나무는 빠르게 성장하며 자연 분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친환경 재료.
대나무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
대나무는 예로부터 다양한 이야기와 전설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입니다. 이 전설은 고대 한국과 여러 동아시아 국가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왕의 비밀을 견디지 못한 이발사가 대나무숲에 가서 속삭였고, 결국 바람을 타고 세상에 퍼지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이 이야기는 대나무가 진실을 담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도 감출 수 없는 사실을 드러내는 매개체로 여겨졌음을 보여줍니다.
작년 이맘때쯤 가족여행으로 다녀온 담양 죽녹원 대나무숲이 생각납니다. 피톤치드가 가득하여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지요. 죽녹원으로 울창한 대나무숲을 따라 올라가서 마음정화하고 온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대나무는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색상의 변화를 겪으며 튼튼하게 하늘로 쭉 뻗지만 그전 준비과정을 생각하면 참 대단한 식물입니다. 공기 정화, 약용, 친환경 재료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니며 실생활에서 폭넓게 활용되지요. 사군자의 일원으로서 강직함과 유연함을 함께 상징하는 대나무가 오늘따라 더 대단해 보입니다.
든든하게 믿을만하네요. 대나무숲 귀를 빌려드릴게요~
힘이 들 때면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려고요~ 높이 자라기보다 내공이 튼튼한, 자유로운 삶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내가 되고 싶은 마음에 땅 속에서 조금 더 머무르고 싶습니다.
답답한 마음이 있으시다면 여기에 이야기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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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및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