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캔디#음악#에세이#청춘#글
시간이 흐른 후, 내가 떠올렸던 당신과 나의 지난 시간 중 가장 많은 회상을 담당했던 기억은 우리가 여행을 갔던 시간도,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도 아닌 그저 평범했던 시간이었다. 당신의 자취방에서 쭈그리고 앉아 피자를 시켜 돼지처럼 우걱우걱 먹던 시간. 유독 난 그때가 많이 떠올랐다.
오늘은 오랜만에 영화 캔디의 사운드 트랙인 웨딩 테마를 듣는데, 한번도 떠오르지 않았던 기억의 일부분이 떠올랐다. 그때, 당신의 자취방 침대에서 함께 영화를 보았던 시간, 영화를 보다 엉엉 우는 나를 달래주던 당신. 그냥 왠지 오늘은 그날이 문득 떠올랐다.
그때 그 작은 자취방은 작은 우주였고, 유일하게 두 개의 달이 평행을 이루며 떠있던 모든 게 완벽했던 시간이었다.
이별 후 나는 날 버린 당신을 원망도 많이 했더랬다. 그러나 더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내게 가장 행복하고 가장 안정적인 시간을 준 당신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다.
고마워요. 이젠 떠오르지 않을, 져버린 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