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글#청춘#뮤즈
지난 시간, 내게는 '뮤즈'가 있었다. '뮤즈' 이전에, 내가 스무살이 되기 전 10대에는 그들을 'the nobodies'라 그룹을 짓기도 했다. 무어라 부른들 나와 가장 멋진 시간들을 나누었던 친구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중 하나는 미국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을 준비 중이고, 그중 다른 하나는 미국인 남자와 결혼해 3월에면 미국으로 떠난다. 며칠 전 후자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 3월에 미국으로 가.
그 친구가 미국에 갈 거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3월이라니, 다음 달이었다. 괜시리 너무 이르게 한국을 떠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결혼하고 나서 한참을 떨어져 지내다 이제서야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인데 말이다. 이 친구와는 중학생 시절, 가방 대신 베이스를 들고 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서로의 시간을 공유했던 사인데 말이다.
그 친구와의 첫 만남은 아니었지만, 내 기억 속 왜곡된 첫 만남의 기억엔 언제나 marilyn manson이 있다. 그때 이 친구가 해외여행을 다녀왔었는데 그곳에서 맨슨 음반을 보고 날 떠올렸다고 말을 했었다. 그게 왜인지 첫 기억으로 각인 되어있다.
이렇게 그 친구를 떠올리며 글을 적다보니, 묻혀 있던 지난 시간들이 하나 둘, 슬금 슬금 기어나오고 있다. 우리 집에서 화장을 하고 사진을 찍으며 놀았던 시간, 그 친구가 다니던 독서실 앞에서 서로의 로망들을 이야기하며 수다를 떨던 시간, 어느 시간 내 무심함으로 상처를 받았던 그 친구에게 용서를 구했던 시간, 또 다른 친구와 셋이서 여행을 갔던 시간, 물 대신 술을 마셨고, 음악을 꺼놓지 않았으며, 매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려 셔터를 쉬지 않았던 그때 그 시간 속의 우리들. 우리들의 빛나던 어린 시절. 많은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릿 속을 스쳐지나간다.
영영 보지 않은 사이도 아니고, 조금 더 성숙해진 뒤 만나기로 약속을 나누었음에도 왜인지 섭섭한 기분이 든다. 내 10대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학창시절을 온전히 그 친구와 보낸 것이 아닌데 왜 그런 기분이 드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괜히 울컥하고, 외로움이 밀려오는듯한 기분이 든다.
R, 우리 꼭 멋지게 살자. 멋진 사람이 되어 다시 만나자. hrsr.